野, 증인출석 김갑유에 ICC서 하나금융, ISDS서 정부대리 과정 추궁
김갑유 "정부·하나금융 입장 동일…양쪽 대리 이해상충 아냐"
정무위 국감서 론스타 사건 법률대리 태평양 '이익상충' 도마에(종합)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 비서실을 상대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4일 국정감사에서는 론스타 사건과 관련한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익상충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 간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재판에서는 하나금융을 대리하고, 대한민국 정부와 론스타간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분쟁해결 절차(ISDS)에서는 정부를 대리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느냐는 것이다.

론스타는 2016년 ICC에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 협상 과정에서 '매각가가 높으면 정부 승인을 받기 힘들다'며 속였다'는 취지를 담아 중재를 신청했다.

2019년에 ICC는 이런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하나금융의 기망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매각 가격 인하에 금융위 개입이 있었다는 대목은 인정했다.

사실상 정부가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간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부당하게 지연했다는 뜻으로, 이 같은 결정은 지난 8월에 나온 ISDS 결과 우리 정부가 일부 패소한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ICC와 ISDS에서 각각 상충하는 입장에 선 하나금융지주와 정부의 입장을 태평양이 동시에 대리한 것이 적절하냐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야당 의원들은 태평양 소속으로 각각 하나금융지주와 정부를 대리한 김갑유 법무법인 피터앤김 대표를 상대로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김 대표는 "대한민국 입장과 하나금융지주의 입장은 같다"라며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 판결 때문에 스스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하나금융지주의 입장이 모순되는 것은 론스타의 프레임일 뿐"이라며 "(양측) 입장이 일관돼서 양쪽을 대리하는 게 이해상충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ICC에서) 하나금융의 잘못이 없고 한국 정부가 잘못이 있다는 결정이 나와야 론스타가 (ISDS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라며 "론스타가 ICC에 제소한 이유는 ISDS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김 대표는 "ICC에서 론스타는 '금융당국의 압력이 없는데도 하나금융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라며 "ICSID에서 ICC 판정이 활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렇게 판단했다면 법률대리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ICC 결정문을 (ICSID에) ISDS 대리인인 증인이 제출한 것 아닌가"라며 재차 이익상충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김 대표는 "론스타가 제출한 것"이라며 "법무부에서는 (결정문 제출을) 반대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자기 사건에 대해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으면 의뢰인(정부)에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고 김 대표는 "그 내용은 정부에서도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