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5위권인 호주계 페퍼저축은행이 불편한 상품 해지 절차로 빈축을 사고 있다. 자체 모바일 앱인 ‘디지털페퍼’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전용 예금에 대해 해지를 해당 앱에서 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현재 페퍼저축은행의 비대면 전용 예금은 총 8개로 전체(18개)의 44%에 달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자체 뱅킹 앱 이용자 확대를 위해 비대면 전용 상품을 늘리는 추세다.
이처럼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닌’ 뱅킹 앱 경험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예금 해지를 원하는 고객은 전국에 단 여섯 곳뿐인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저축은행 통합 앱 ‘SB톡톡플러스’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해지 방법에 대한 안내조차 찾기 쉽지 않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페퍼저축은행 파킹통장 해지 방법을 묻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앱 하나로 모든 금융 거래가 다 되는 시대에 이런 꼼수로 고객을 붙잡아두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회사에 대한 반감만 키워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