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300원 유지될 듯…무인회수기 확보 등이 과제
14개 커피전문점 상반기 일회용컵 3억6천446만개 사용…6%만 회수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12일 '일회용컵 보증금제 이해관계자 합동간담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9일과 31일에 2, 3차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간담회에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카페사장협동조합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단체와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 녹색연합과 여성환경연대 등 환경단체, 녹색소비자연대와 여성소비자연합 등 소비자단체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29일 간담회서 결론이 나면 그것으로 끝내고 그렇지 않으면 31일에 한 번 더 간담회를 할 계획"이라면서 "(31일 간담회까지) 안이 확정되길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부는 1차 간담회에서 가장 논란된 보증금 액수를 300원으로 원안대로 유지하고 라벨 구매비 6.99원은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이 안에 반대했고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 쪽은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등에서 음료를 일회용컵에 받을 때 음료값과 함께 보증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줘 일회용컵 재활용률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사용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보증금제를 위해서는 일회용컵에 바코드가 새겨진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컵과 돌려준 컵을 구분하는 용도다.
라벨은 카페 측에서 구매해야 하므로 점주로선 라벨을 사면서 보증금을 선납한 뒤 일회용컵에 음료를 팔 때 손님한테 돌려받는 형태가 된다.
이 때문에 '테이크아웃'을 주로 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점주에게는 '묶인 돈'이 되는 보증금 액수를 낮춰달라는 요구가 거셌다.
환경부는 보증금이 300원이면 일회용컵 90%가 반납될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부는 지난 7월 일회용컵 보증금제 논의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보증금을 줄이는 문제에 대해 "이해당사자와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애초 6월 10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제도 시행에 따른 부담이 자신들에게 전가됐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12월 2일로 시행일이 늦춰졌다.
제도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환경부가 제시한 성능 기준을 충족하는 무인회수기가 아직 없을 만큼 준비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우유와 같이 유제품이 들어간 음료 등을 담았던 컵은 깨끗이 씻지 않으면 냄새가 나고 벌레가 꼬일 수 있어 수거업체가 컵을 가져갈 때까지 보관해야 하는 매장에는 부담이다.
손님과 컵과 보증금을 주고받는 과정에 일손이 한 번 더 드는 점도 가게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보증금제를 운용할 자환순환보증금관리센터가 내달 진행하는 일회용컵 무인회수기 2차 성능평가에는 4개 업체가 지원했다.
앞서 1차 평가에서는 신청된 4개 제품 모두 불합격했다.
2차 평가와 1차 평가 신청 업체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용컵 무인회수기 2차 성능평가 결과는 내달 30일 발표된다.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와 카페베네, 엔젤리너스 등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은 커피전문점 14곳이 올해 상반기 쓴 일회용 종이컵과 합성수지컵은 각각 9천40만3천181개와 2억7천406만4천57개다.
반년간 커피전문점에서 사용된 일회용컵이 3억6천446만여개에 달하는 것이다.
회수된 종이컵과 합성수지컵은 각각 1천147만5천696개와 1천103만4천731개로, 사용된 컵의 13%와 4%에 그친다.
둘을 합쳐 회수율을 계산하면 6.1%다.
작년 한 해에는 14개 커피전문점에서 종이컵과 합성수지컵이 각각 1억9천552만888개와 4억8천364만2천247개 사용됐고 2천786만6천632개(14%)와 3천661만4천226개(8%)가 회수됐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패스트푸드점 4곳에서 올해 상반기 쓰인 일회용 종이컵과 합성수지컵은 1억1천260만9천242개와 5천788만7천70개다.
회수율은 각각 21%(2천350만2천300개)와 70%(4천63만1천239개)다.
패스트푸드점의 지난해 종이컵과 합성수지컵 사용량은 2억2천932만2천507개와 1억1천540만5천637개였고 회수율은 22%(5천83만1천214개)와 67%(7천752만6천934개)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