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 365㎜, 산사태 위기 경보 주의→경계 격상…벌통 살피던 노부부 실종
농경지 78.4㏊ 등 침수…소양강댐 하류 피해 우려로 또 하루 연기해 내일 방류
10일 강원 남부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호우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밤사이 시간당 30∼40㎜의 가까운 폭우가 쏟아져 강원 곳곳에서 산사태, 토사 유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4분께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5채를 덮쳐 주민 7명이 고립됐다.

주택 안에 갇힌 7명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현재 소방이 낙석과 토사를 제거해 주택 안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49분께 홍천군 북방면 북방리에서도 산사태로 주택 1채가 일부 파손되고 3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오전 2시 24분께 홍천군 북방면 도사곡리에서는 토사 유출로 인한 산사태가 우려돼 5가구에 거주 중인 주민 10명이 대피했다.

전날 낮 12시 54분께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한 채와 창고를 덮쳐 주민 1명이 매몰, 사고 발생 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원주에서 벌통을 살피러 간 노부부가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 중이다.

전날 오후 5시께 A(82)씨와 아내 B(78)씨의 자녀로부터 "부모님이 귀가하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확인한 결과 현장에 A씨 부부 차량은 있었으나, 차량 뒤편에 연결돼있던 캠핑 트레일러는 없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조 등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도 양양에서 펜션 투숙객 2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도 내에서 밤사이 침수, 고립, 가로수 전도 등 71건의 비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이에 강원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 운영에 돌입, 재난안전 취약지역 모니터링과 예찰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춘천·원주·횡성·평창에는 산사태 경보가 내려져 있으며, 홍천·영월·정선·철원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산림청은 전날 오전 11시를 기해 강원지역 산사태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올렸다.

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 잠정 집계 결과 홍천 서석면 국도 56호선에 30t의 토사가 유출되는 등 14건의 토사유출과 도로 유실이 발생, 12건은 복구를 완료했다.

농경지 78.4㏊, 축사 등 축산 피해 1천684㎡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밤사이 내륙과 동해안 시군 등에 내려진 호우주의보는 이날 새벽 해제됐으며, 오전 10시께 영월, 정선 평지, 남부 산지에도 호우주의보가 해제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횡성 청일 365㎜, 홍천 시동 357㎜, 횡성 328㎜, 평창 면온 280㎜, 춘천 남이섬 256.5㎜ 등이다.

연일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도내 최상류 화천댐을 비롯해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 등 북한강 수계 댐은 수문을 열고 방류하며 수위를 조절 중이다.

소양강댐은 2년 만에 수문을 열고 방류할 예정이었으나 내일(11일) 오후 3시께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최대 초당 2천500t씩 방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동했다.

애초 지난 9일 정오께 방류를 계획했으나 예상보다 강우량이 적어 방류계획을 한차례 변경한 데 이어 한강 유역에 추가 피해를 우려해 하루 더 늦추기로 했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영서 남부에 50∼150mm, 중·북부, 영동지역에 20∼8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