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집중 투표 덕 이재명 석패…성비위 근절안 마련해야"
"박지현 영입, 2030 여성에 소구…비대위원장 임명은 실패한 젠더정치"
野 권인숙 "대선, '이대남' 과대평가해 패배…젠더전략 실종"
더불어민주당 토론회에서 지난 대선 패인 중 하나로 '젠더 전략 부재'가 지목됐다.

권인숙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 대선과 지방선거 반성과 교훈' 토론회에서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과대평가되고, '이대녀(20대 여성)'가 과소평가됐다"며 "젠더 갈등이 예견되고 본격화된 대선에서 성평등 가치와 젠더 갈등 극복에 대한 전략이 실종됐다"고 분석했다.

권 의원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2030세대 남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 등에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맥락 없는 '이대남' 몰입 전략은 합리적 전략이었는가"라며 "19대 대선부터 보수화된 '이대남'은 어떤 시도를 해도 민주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대신 권 의원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 등 2030세대 여성에 소구한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여성 집중 투표 덕에 0.73%포인트 차이로 이 후보가 석패했다"며 "20대 여성 다수가 '젠더 갈라치기'에 나선 당시 윤석열 후보 견제를 위해 이 후보에 전략적 투표를 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권 의원은 대선 패배 후 박 전 위원장을 당을 수습할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선 "실패한 젠더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젊은 여성 비대위원장이 효과적으로 자기 역할을 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며 "팬덤화된 여성 지지자들과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30 지지자 간 갈등을 만드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이 젠더 폭력 등 성비위 사건 근절 방안을 마련하고, 당내 성평등 추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청년 세대 젠더 갈등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 김봉신 부대표도 2030세대에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가 남녀 간 극명한 것을 언급하며 "청년층 내 호감 비율 차이는 향후 민주당의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중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대표는 "민주당 다수 정치인은 젠더 갈등이 갖는 위험성 때문에 이슈를 회피하는 듯 보이는데 회피하기만 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