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큐레이션·프랑스 지방문화
[신간] 아무도 모르는 뉴욕
▲ 아무도 모르는 뉴욕 = 윌리엄 B. 헬름라이히 지음. 딜런 유 옮김.
뉴욕에서 자라고 일을 하는 등 대부분의 삶을 뉴욕에서 보낸 미국 사회학자가 맨해튼과 브루클린 등 뉴욕시 5개 자치구를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4년간 9천733㎞를 걸으며 만난 수백 명의 사람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하는 일도 직접 해보는 민족지학(民族誌學·ethnography) 방법을 사용했다.

책은 뉴욕이 여러 커뮤니티의 집합체이자 통일된 전체로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5개 자치구 속엔 수많은 커뮤니티가 있는데 각각 역사와 규칙, 관습, 문화가 존재해 하나의 국가와도 같다는 것이다.

또 뉴욕 시민들에겐 뉴욕을 문화 중심지, 다양성의 총본산 등으로 여기는 이른바 '뉴요커'로서의 집단적 정체성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뉴욕을 정의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이민'을 꼽는다.

1960년대 이후 300만 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뉴욕으로 오면서 그들의 에너지와 야망이 도시에 역동성을 부여했고, 이민자들이 정체성을 유지하고 미국에 적응하기도 하면서 뉴욕을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화합과 긴장의 화학반응'이라고 표현한다.

책은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하면서는 대도시의 과제 또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지난 25년간 주로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인 이른바 '젠트리파이어'가 일자리, 문화 등 때문에 뉴욕으로 대거 이주해왔다며 뉴욕에서 밖으로 이주한 기존 젠트리피케이션과 반대 방향의 이주가 뉴욕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젠트리파이어가 기존 빈곤층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그 정도가 명확하지 않다고도 주장한다.

물론 젠트리피케이션이 낙후된 구도심을 활성화하지만, 원주민들에게 적대감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한다.

다만 젠트리파이어가 원주민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면서 정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이들이 점점 동화되는 경향을 이야기하며 "뉴욕이 어느 때보다 더 자유롭고 관대한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인종, 민족, 종교 등에 따른 정체성은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대도시의 다양성을 위한 기반이 될 거라고 강조한다.

글항아리. 680쪽. 3만2천원.
[신간] 아무도 모르는 뉴욕
▲ 도쿄 큐레이션 = 이민경 지음.
잡지사 패션 에디터 출신인 저자가 6년 동안 일본 도쿄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도쿄의 빛과 그림자를 담아낸 책이다.

남편의 발령으로 갑자기 살게 된 도쿄에서 관광객의 시선이 아니라 거주민의 시선으로 접근해 공간과 브랜드 디자인, 일본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터 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자는 한 미술관에서 무엇이든 가져와 독창적인 것으로 만드는 일본의 '와사상'을 떠올리고, 아트 디렉터의 철학이 담긴 작은 가게에서는 물건 구매뿐만 아니라 공간의 느낌과 공기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모테나시(일본식 환대), 다도(茶道), 킨츠기(도자기 수선) 등 일본 특유의 문화에 관한 경험담도 전한다.

진풍경. 532쪽. 2만3천원.
[신간] 아무도 모르는 뉴욕
▲ 프랑스 지방문화 = 이상빈 지음.
프랑스 시사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과 번역위원장을 지낸 저자의 프랑스 3부작 가운데 2번째 책으로 수도 파리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지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자는 지난해 9월 '나의 프랑스'를 처음 출간했고, 시리즈 마지막 책으로는 '프랑스의 축제들'을 준비 중이다.

책은 퀴르몽트, 생로베르, 튀렌, 세귀르르 샤토 등 일반 여행서에서 찾기 어려운 곳들을 안내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된 장소가 제일 많은 '옥시타니'엔 47개 마을이 있는데 우리는 '프로방스'만 안다고 지적한다.

일본 아오시마 섬처럼 프랑스에도 고양이 마을이 있다며 곳곳에 조각상이 놓인 '라 로미외'도 소개한다.

아트레이크. 608쪽. 3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