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기능 개선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건강보험 매출 1위 간장약인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가 퇴출 후보군에 오르면서다. 건강보험 혜택 대상인 간장약 시장 규모는 1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매출 3위인 부광약품 레가론, 4위 명문제약 씨앤유도 퇴출 위기를 맞으면서 간장약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간장약 1위 셀트리온 '고덱스' 퇴출?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1월께 고덱스 등의 건강보험 시장 퇴출 여부를 확정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전날 ‘급여 적정성이 없다’고 평가받은 고덱스의 운명도 4개월 뒤 최종 결정된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매년 의약품 등에 건강보험 혜택을 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등을 재평가한다.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의약품이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면 환자는 보험 혜택을 받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의사가 처방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결정에 따라 사실상 시장 퇴출 여부가 결정된다.

심평원이 퇴출 예비 판정을 내린 고덱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 682억원으로, 건강보험 간장약 시장 1위였다. 평가위원들은 이 약이 보험 혜택을 줄 정도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소명 기간인 한 달 안에 효과 입증을 위한 추가 자료 등을 제출해 시장 퇴출은 막을 것”이라고 했다.

심평원이 의약품의 건강보험 등재 기준으로 삼는 미국 등 주요 8개국에서는 고덱스와 같은 성분의 약에 건강보험 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이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48만 명이었다. 셀트리온제약 전체 매출에서 고덱스 국내 매출이 차지한 비율은 17.1%다.

올해 말 퇴출 판정이 내려지더라도 당장 판매가 중단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해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레가론 등 밀크시슬 제품 퇴출을 결정했지만 부광약품은 소송을 통해 해당 제품을 계속 팔고 있다.

씨앤유도 시판 허가 취소 위기에 몰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초 이 약을 재평가 대상에 포함하면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