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씨(32)는 1년의 육아휴가를 끝으로 회사에 복귀한 뒤 워킹맘에게 일과 시간은 8시간이 아니라 24시간이라고 느끼고 있다.

회사에서 고된 업무를 끝마치고 퇴근하면 친정어머니와 육아 교대하며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기를 1년쯤 하던 어느 날, A씨는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다 손목에 통증이 있고 저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원을 찾은 A씨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받았다.

손목 안쪽 아래는 9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수근관이 있다. 만약 여러 요인으로 인해 수근관 위쪽에 위치한 횡수근 인대가 두꺼워지면 수근관이 좁아진다. 이때 신경이 눌려 저리는 듯한 신경통이 생기는 것을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육아와 업무로 인해 반복적으로 손목이 혹사당했던 A씨의 손목이 결국 병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형외과 전문의 이상윤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3배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장시간 PC,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인에게 쉽게 발견되는 질병이지만 과거에도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반복적인 가사를 하는 경우에 종종 발병하기도 한다"면서 "특히 육아는 손목 건강에는 좋지 않다. A씨의 경우 아침에는 PC를 온종일 사용하고, 퇴근하고 나서는 아이를 손으로 받치고 육아를 했기 때문에 손목이 쉴 틈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초기에는 손을 무리하게 사용한 후에 저리는 느낌이 있지만 이를 방치하면 손에 만성적인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면서 "신경이 눌리면서 단순히 통증만 동반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 둔화, 마비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치료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도움말=연세건우병원 이상윤 원장(정형외과 수부상지 전문의)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