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비전·AI로 이미지·사진 짜깁기, 거리뷰에 없던 현실감 재현
구글렌즈 잡채 찍으면 한식당 목록 줄줄이…'내 주변' 기능도
빅벤·런던아이가 눈앞에 확 펼쳐진다…구글 '몰입형 뷰' 도입
구글이 11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도시의 모습을 더 실감 나게 재현한 지도 서비스인 '몰입형 뷰'(Immersive View)를 선보였다.

구글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2022'를 열고 구글 지도에 이런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몰입형 뷰는 그동안 볼 수 있었던 '거리 뷰'(Street View)의 강화판에 해당한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나 빅벤, 런던아이 같은 랜드마크를 종전보다 훨씬 더 실감 나게 보여준다.

유명한 식당은 마치 직접 안에 들어가 둘러보는 것처럼 내부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다.

구글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가보기 전에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현장과 그 주변 동네를 둘러보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몰입형 뷰는 구글이 드론을 띄워 수집한 이미지로 만든 게 아니다.

컴퓨터 비전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이미 만들어진 인공위성 사진과 거리 뷰 사진, 그리고 인터넷상에 올라온 각종 이미지를 짜깁기해 만들었다.

이 서비스는 '구글 클라우드 이머시브 스트림'을 이용해 제공되기 때문에 고성능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볼 수 있다.

구글은 일단 올해 중 런던과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도쿄 등 5개 도시에 대해 이 몰입형 뷰를 선보이고 앞으로 다른 도시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구글의 주력 서비스인 검색에서는 '내 주변'(near me) 검색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구글 렌즈를 이용해 음식이나 옷, 물건 등 사물을 포착한 뒤 '내 근처'란 검색어를 입력해 이런 음식, 의류를 파는 주변 식당이나 상점 등을 찾는 기능이다.

프라바카 라가반 구글 수석부사장은 이날 한국 음식 잡채를 예로 들어 이 기능을 시연해 보였다.

잡채 사진이 뜨자 라가반 수석부사장은 "모르는 음식이지만 배가 고프게 한다"고 말했다.

구글 렌즈가 이 음식이 잡채라고 판독했고, 여기에 '내 근처'란 검색어를 입력하자 주변의 한국 음식점 목록이 제시됐다.

빅벤·런던아이가 눈앞에 확 펼쳐진다…구글 '몰입형 뷰' 도입
이 기능은 올해 중 영어로 제공되고 앞으로 다른 언어로 확대된다.

구글은 또 '신 익스플로레이션'(Scene Exploration)이란 새 검색 기능도 공개했다.

초코바 상점에 가서 진열대에 놓인 많은 초코바를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할 때처럼 스캔하듯 찍은 다음 '다크 초콜릿', '땅콩은 없는 것으로', '고급 제품으로'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여기에 맞는 제품을 골라낸 뒤 조건에 부합하는 정도에 따라 '97점', '91점' 등 점수로 계량화해 보여주는 기능이다.

라가반 수석부사장은 이 기능을 두고 "당신 주변 세상에 대해 초강력 '컨트롤+F' 기능을 갖추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컨트롤+F는 컴퓨터 속 방대한 문서 중 특정 문자열을 찾을 때 쓰는 단축키다.

구글은 또 자사의 가정 보안 서비스인 '네스트 허브 맥스'에 좀 더 간단하게 음성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음성 명령을 내리기 전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성화하기 위해 '헤이 구글'이라고 외쳐야 했지만 기기를 똑바로 바라본 다음 말하면 바로 음성 명령으로 인식하는 '룩 앤드 토크' 기능을 도입했다.

이는 얼굴 인식과 음성 인식 기능, 시선 및 머리 움직임 인식 기술 등을 결합한 것이다.

또 알람이나 타이머를 맞추거나 전등을 켜고 끄는 일, 시간이나 날씨를 물어보는 일 등 많이 쓰는 음성 명령 역시 '헤이 구글' 없이 바로 말하면 되는 '퀵 프레이즈' 기능도 네스트 허브에 적용된다.

빅벤·런던아이가 눈앞에 확 펼쳐진다…구글 '몰입형 뷰' 도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