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11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김정은 시대 북한 사회문화변동'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주석단 정면에 걸려있던 김일성 주석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떼어냈다.
2019년에도 당 전원회의 단상 정면에 있던 김 부자 초상화를 없앴고, 2015년에는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붙어있던 김일성 초상화를 치웠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열린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10차 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청년동맹 명칭에서 떼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으로 바꿨다.
김 교수는 이런 변화의 배경에 젊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제 경쟁력 강화' 전략이 자리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발전을 가로막은 걸림돌 중 하나가 지난 70년간 '주체'의 이름으로 추진한 극단적 폐쇄주의와 국수주의인데, 청소년기를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 위원장은 이를 나름대로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북한 최고 명문인 김일성종합대학 개교 70주년이던 2016년 외국대학 및 연구기관과 적극적 교류를 지시했던 것도 국제화 열망을 드러낸 사례다.
행사마다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여사를 대동하고 국무위원장 영문 명칭을 'chairman'에서 'president'로 바꾼 것 역시 정상국가 면모를 보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 김 교수는 김정은이 정상국가를 향한 여러 조치에 대해 미국의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여겨 좌절한 만큼, 강경파 압박이 커지면 익숙한 폐쇄적 관행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남한이 북한에 국제규범과 기준에 따라 행동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고 인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국제적으로 경제와 문화, 외교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경제협력은 물론 예술, 체육, 종교, 학계 등 다각도 문화협력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