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천시 강화군 양사면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이여주(43·여) 주무관은 18년 차 '베테랑 사회복지 공무원'이지만 2년 차 '신인 동화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작가로 등단한 지난해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동화책 기부를 시작했다.
올해 현재까지 그가 기부한 동화책은 170여 권으로 강화읍 강화도서관과 양사면 양사초등학교에 나뉘어 전달됐다.
동화책 구매 비용은 그가 그동안 여러 문학 공모 전에서 수상할 때마다 모은 상금 150만원으로 마련했다.
이 상금은 그가 동화작가가 되기로 한 뒤 지난 7년간의 노력과 소망이 고스란히 담긴 결실이었다.
그는 7년 전인 2015년 양사면사무소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중 한 사건을 겪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한 민원인이 만취 상태로 사무소를 찾아와 막무가내로 문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는데 이 주무관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건에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충격이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자괴감까지 들자 그는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시를 통해 마음을 추스르기로 하고 1년가량 독서 모임을 나갔다.
글쓰기를 공부하면서 마음의 상처는 점차 아물었다.
글솜씨가 늘자 2017년에는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공무원 문예대전'에 참가해 동화 부문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에서 3등을, 2021년 샘터상 작품공모에서는 동화 부문 2등인 가작을 수상하면서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글로써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뒤늦게 깨달은 자신의 재능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유년기 시절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던 자신이 후회됐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의 어린이들이 이 같은 후회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동화책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받았던 공모전 상금을 털어 과거 감명 깊게 읽었던 동화책들을 직접 골라 구매하고 전달했다.
동화책을 받고 기뻐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보람이 됐다.
이 주무관은 "동화책을 받은 한 아이는 집에 가서 엄마에게 '나중에 성공하면 양사면에 도서관을 짓겠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너무 뿌듯했다"며 "제 작은 선행으로 아이들이 성장해 큰 선행을 실천한다면 이보다 큰 선물은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주무관은 "공모전에 계속 참가해 상금을 모으고 지역 어린이들에게 또 동화책을 기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동화작가가 됐지만 아쉽게도 아직 내 이름을 내건 동화책은 출간하지 못했다"며 "열심히 글을 써 꼭 동화책을 출간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