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총리, 러 명시적 비난 삼가온 모디 총리와 합의

독일이 남아시아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3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사용 촉진 재원 100억 달러(12조6천억원)를 지원하기로 인도와 합의했다고 미국 방송 A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의 합의는 전날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첫 순방국인 독일 베를린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특히, 이번 합의는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놓고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유럽과 미국에 대한 인도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사됐다.

모디 총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전쟁에선 어느 쪽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러시아의 침공 행위를 '근본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는 숄츠 총리와 달리 러시아에 대한 명시적 비난은 삼가왔다.

대개 숄츠 총리는 해외 고위급 인사가 방문했을 때 취재진으로부터 최소 4개 이상의 질문을 받곤 했지만, 이번에 양국 총리는 합의 후 이례적으로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고 ABC는 전했다.

다만 익명의 독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인도 대표단이 질문을 받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독일이 지원하기로 한 분야는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사용을 늘리기 위한 기술적 지원에서부터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생물 다양성 보호, 농지사용 개선 등까지 망라돼 있다.

양국은 이주민 정책과 원자력 연구, 통신 보안체계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 이외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독일의 비영리 민간기후연구소인 저먼워치는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저먼워치의 정책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발스는 "(세계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온난화 임계점으로 설정한 1.5도 한도를 유지하는 데 이번 협약이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숄츠 총리는 인도와 더불어 인도네시아와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오는 6월 말 자국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