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모집된 투자금은 송아지 40마리의 사육비 등으로 쓰인다. 투자자는 약 1~2년 뒤 다 자란 소가 팔리면 지분 비율에 따라 수익을 나눠받게 된다. 전형적으로 요즘 유행하는 ‘조각 투자’ 방식이다.

지난해 5월 서비스를 개시한 뱅카우는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런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총 26억 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최소 4만 원의 투자금으로 억대 한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 2030 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회사 측은 투자금 회수 기간을 약 2년, 한 마리당 기대 수익률은 평균 19.7%라고 설명한다. 투자자가 지분을 가진 송아지가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고 건강 상태, 출하 과정 등도 확인할 수 있게 해 ‘실제 커나가는 자산에 투자한다’는 효능감도 심어준다.
문제는 투자자 보호다. 뱅카우를 비롯해 정부의 혁신금융서비스 허가를 받지 않은 대부분 조각 투자 업체들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체가 아닌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등록돼 있어 사고가 생겨도 투자자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길이 좁다.
앞서 지난 20일 금융위원회는 5년간 영업해 온 음악 저작권 조각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의 상품을 ‘증권’으로 판단하고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기로 했다. 조각 투자 서비스의 선두 격인 뮤직카우가 이제야 법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추게 된 것이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미술품 가축 골동품 같은 여러 조각 투자 서비스에 대해 “사업자가 나중에 수익을 분배하겠다는 ‘약속’만 있을 뿐 투자자가 해당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거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각 투자 시장은 이제야 제도화 첫 발을 내딛는 단계”라며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