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행동·용산역 텐트촌 철거 대상 주민들, 주거대책 촉구
서울 용산역과 드래곤시티 호텔을 잇는 공중보행교 설치 공사로 쫓겨날 처지에 놓인 텐트촌 거주자들의 주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관련 단체들이 12일 용산구에 촉구했다.

홈리스행동은 이날 용산역 3번 출구 인근 텐트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구는 적절한 주거 대안 없이 이뤄진 퇴거 예고를 즉시 중단하고 텐트촌 주민의 주거 및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단체에 따르면 신설 보행 교량은 20여 명의 홈리스가 거주하는 텐트촌 일부를 가로지른다.

하지만 용산역 텐트촌 주민들은 지난달 말까지 공사와 관련된 아무런 안내도 듣지 못했고, 공사 구간 내 주민들은 지난주에야 시공사 측으로부터 이달 15일까지 텐트를 치워달라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안형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텐트를 철거해야 하는 주민들은 텐트촌 내 다른 구역으로 이주하거나 고시원, 쪽방 등 염가 거처로 이동해야 한다"며 "이런 대책은 주민들을 위한 주거 대책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텐트촌 주민 하순철 씨는 "언제까지 비워달라는 얘기만 전해 들었다"며 "여기서 5년, 8년, 길게는 20년 산 분들도 있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우리는 어디로 가느냐"고 말했다.

단체는 민간 시행사와 시공사가 아닌 용산구청이 직접 나서서 주거 및 이주대책을 마련하고, 공사 완료 후 모든 텐트촌 주민의 거주 안정성 보장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용산구청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요구서를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