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에서는 1970년대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150여 점의 작품이 탐구·언어·보통·놀이·경계·결합 등 주제로 나뉘어 선보인다.
작가로서 예술관을 확립하고 시대상을 반영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한 작가의 발자취를 따른 것이다.
반세기에 걸친 작업인 만큼 회화·판화부터 디지털 미디어까지 형식이 다양하다.
아일랜드 출신인 작가는 미국 예일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영국으로 이주해 작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초기 경향과 그의 예술관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1973년작 '참나무'(An Oak Tree)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선반 위에 물컵을 올려놓고 참나무라고 명명한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상상력을 발휘하라고 요청한다.
작가는 "예술의 문턱이 어디인지,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요소가 무엇인지 탐구했다"며 "예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과 다른 것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검은 윤곽선, 선명한 색으로 채운 면, 원근법을 무시한 구도가 트레이드 마크다.
사물의 세부정보를 제거한 뒤 부분들을 떼어내 단순하지만 정확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기법도 즐긴다.
카세트 테이프와 헤드폰, 노트북 같은 오브제들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에 대한 일종의 기록"이자 "세계의 역사"로서 그의 작업에 자주 쓰인다.
그는 동시대 미술계에서 '데미안 허스트의 스승'으로 자주 호명된다.
골드스미스대학 교수로 재직할 때 'yBa'(young British artists)로 불리는 영국의 젊은 작가들이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는 데미안 허스트에 대해 "비범하고 야망이 있고 사려 깊고 용감한 작가"라고 말한 바 있다.
전시는 8월 28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