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접근성 개선은 혁신을 가져온다"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센트럴 접근성(accessibility)팀 팀장 이브 앤더슨은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한 구글 캠퍼스에서 열린 '접근성 보여주고 설명하기' 프레스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팀은 구글의 각종 서비스·제품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활동의 사령탑 역할을 한다.
앤더슨 팀장은 "접근성은 맨 처음부터 구글의 임무 중 하나였다"며 이후 수년에 걸쳐 이를 더 체계화하고 모든 제품에 녹아들도록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의 한 갈래로 구글에서는 이런 접근성 개선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 중에 실제 장애가 있는 사람도 들어가도록 포용적인 팀과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문자를 입력할 때 자동완성 기능은 원래 장애인용 기능이었는데 이제는 모두가 그걸 쓴다며 장애인의 접근성 개선이 모든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사례로 들었다.
이 팀은 구글 조직 곳곳에 포진한 각종 제품 개발팀과 수시로 협업하면서 그 제품에 접근성 개선 노력이 담기도록 한다.
이를 위해 기초 연구를 수행해 장애인의 필요가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돕고 표준을 제정한다.
또 테스트용 도구를 만들고 외부기관과 제휴해 협업하는 한편 엔지니어부터 연구자, 디자이너까지 전 세계 구글 직원이 접근성 문제를 인식하도록 교육하는 일도 한다고 앤더슨 팀장은 덧붙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센트럴 접근성팀이 개발한 제품 중에는 '룩아웃'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있다.
시각 장애인 또는 저시력자를 위한 이 앱은 문서나 책, 제품·식품의 포장지 등에 인쇄된 문자를 판독해 이를 큰 소리로 읽어준다.

판독하려는 물체가 화면에 잘 잡힐 때까지 '카메라를 오른쪽으로 더 옮겨야 한다'라거나 '더 멀리 띄우라'와 같은 음성 안내도 나온다.
이 팀의 스콧 애덤스는 자신도 과거에 눈 수술을 한 적이 있어 언젠가 시력이 나빠질지 모른다면서 "이 앱을 이용하면 내 딸에게 시리얼을 찾아서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앱은 현재 23개 언어와 미국 달러화, 유료화, 인도 루피화 등 3종류의 지폐를 판독할 수 있다.
청각 장애인 또는 저청력자를 위한 앱으로 '소리 증폭기'(Sound Amplifier)와 '실시간 받아쓰기'(Live Transcribe)도 개발했다.
소리 증폭기는 스마트폰의 마이크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주변 사람이 하는 말소리를 크게 증폭시키면서 소음은 낮추는 앱이다.
이 앱을 개발한 사가르 사블라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일종의 경제적인 버전의 보청기인 셈"이라며 "(값비싼) 보청기만큼 성능이 좋지는 않지만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받아쓰기는 말소리를 곧장 글자로 전환해주는 앱이다.
현재 80개 언어를 지원한다.
사람의 말소리뿐 아니라 휘파람이나 개가 짖는 소리, 아기 울음, 사이렌, 화재 경보, 바람 등 비언어적 소리도 100가지를 인식한다.
이 팀은 현재 언어 장애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프로젝트 릴레이트'란 앱을 개발 중이다.
가볍게 말을 더듬는 사람부터 뇌졸중, 뇌 손상, 다운증후군, 루게릭병(ALS) 등으로 말하기 어려워진 사람 등이 하는 말을 머신러닝 모델이 학습한 뒤 이들의 말을 문자 또는 음성으로 실시간 전환해주는 것이다.
언어 장애가 있는 사람이 500개의 문장 표본을 녹음하면 인공지능이 이들 각 개인의 말 패턴에 특화된 인식 모델을 만들어 이들의 말을 알아듣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실제 근육위축병으로 언어 장애를 갖게 된 오브리 리란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 앱을 쓴 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주변 동료들이 더 잘 알아듣게 돼 소통이 쉬워졌고, 그러면서 심지어 이 앱이 없어도 말을 이해하는 동료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밥 맥도널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확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