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가 없는 대형화재 공통점은 '신속한 대피'

불이 나면 소화기 사용법과 119 신고요령도 알아야 하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대피가 최우선이다.
주요 화재사고 사례를 보면 신속한 대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2018년 11월 경기 수원에 있는 지상 11층에 지하 5층 규모의 복합 상가 건물 지하에서 불이 났다.
당시 250여명이 있던 PC방에서 일하던 매니저가 신속하게 대피를 유도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019년 1월에는 충남 천안 한 초등학교 증축공사 중에 불이 났다.
학생 900여명이 학교 있었는데 모두가 신속하게 대피해 사상자는 없었다.
평소에 화재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해왔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오전 충북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발생한 화재도 대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피 과정에서 신생아 등 45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놀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참사는 없었다.
3일 소방청에 따르면 작은 화재에도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지만, 건물이 전소되는 큰 화재에도 인명피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인명피해가 없는 큰 화재에는 공통된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사람들이 신속하게 먼저 대피했다는 점이다.
최근 지어지는 건물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신속한 대피는 더욱 중요하다.
연소 속도가 빠르고 독성가스를 다량으로 발생시키는 가연성 자재 사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물의 구조도 복합용도로 집적화되면서 대피로를 찾기가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이런 영향으로 화염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연기에 의한 질식 사망자가 더 많은 것이 최근 화재피해의 특징이다.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모든 위험요인을 개인이 능동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면 안전한 곳으로의 비상 대피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미국, 호주 등에서는 화재 발생 시 소화 교육에 앞서 비상 대피를 우선해 교육한다.
평상시에도 집·가정·회사 등 생활공간에서 대피 계획에 따라 반복훈련을 하고 있다.
물론, 비상 대피를 위한 비상구 등 피난시설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소방 관계자는 "모든 국민이 화재 시에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우선 대피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취재지원·자료협조]
▲ 소방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