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문 부족…일부 운전자들 요금소 옆 정차
인천 문학터널에서 무료 운행이 시작된 1일 터널 각 차로에서는 대체로 차량 소통이 원활했다.

인천시는 이날 0시를 기해 20년 만에 문학터널 무료 운영을 들어갔다.

이 터널은 2002년 4월 1일 개통한 뒤 시와 민간사업자인 문학개발 간 협약에 따라 20년간 유료로 운영됐으나 협약 기간이 전날 만료됐다.

그동안 문학터널 통행료는 경차 400원, 소형 800원, 대형 1천100원이었다.

이날 새벽 시간대에는 터널 각 차로의 소통이 원활했으나 출근 시간인 오전 7∼8시에는 통행량이 늘면서 때때로 일부 차로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무료화 전환 소식을 접하지 못한 일부 운전자들이 통행료를 내려고 요금소에서 정차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요금소 뒤편에 설치된 동전투입기에 통행료를 내려다가 가동이 정지된 것을 깨닫고 후진해 빈 요금소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뒤편 차량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대며 터널 진입을 재촉했다.

실제로 요금소 위쪽 구조물에 무료 운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고 인근 전광판에서도 '무료'라는 안내문이 흘러나왔으나 정작 요금소에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게다가 문학개발 직원들이 대거 퇴사해 요금소가 텅 비어있어 무료 운영 상황을 물어볼 곳도 없었다.

일부 회사 관계자들이 밖에서 안내하면서 차량 정체는 빠르게 풀렸으나 추가 안내문 부착 등 대책이 시급해 보였다.

시 관계자는 "아직 문학터널 무료 운영을 모르는 시민들을 위해 곳곳에 추가 안내문을 부착할 방침"이라며 "원적산터널과 만월산터널도 각각 2034년과 2035년까지 유료 운영 만료에 맞춰 무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문학터널 무료화 이후 통행량이 하루 평균 4만대에서 7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다음 달부터 터널 구조개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요금소와 관련 시설을 철거하고 터널과 연결된 왕복 6차로를 왕복 3∼4차로로 줄인 다음 확보한 부지에 녹지대와 쉼터 등을 조성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터널과 연결된 차로에는 인근 아파트 단지 내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소음 도로포장 공사가 이뤄지며 관리동은 시민 편의시설로 재단장된다.

시는 아울러 문학개발 측의 건의에 따라 문학터널 요금소에서 운영해왔던 동전투입기 등 시설을 박물관에 기증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동전투입기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문학터널에만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개발 관계자는 "문학터널 유료 운영을 종료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던 동전투입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그냥 철거하기엔 아쉬워 교통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을 시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문학터널은 문학산을 관통해 미추홀구와 연수구를 잇는 1.5km 길이의 왕복 6차로 도로로 지역 간 균형 발전에 큰 축을 담당하는 주요 시설이다.

시는 문학터널 무료화에 따라 독배로·경원대로 등 인접 주요 간선도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차량 흐름이 원활해지고 원도심 지역 간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