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1 경쟁률 뚫고 '신데렐라' 등극…"실제 성격도 단단이와 닮아"
'신사와 아가씨' 이세희 "주인공 상상 못해…사극 하고 싶어"
"식당에 가면 (인기를) 실감해요.

이모님들이 반찬을 훨씬 많이 주시고 뭐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시거든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

지금도 꿈꾸는 기분이에요.

(웃음)"
중고 신인에서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하루아침에 KBS 2TV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주인공이 된 이세희(31)가 달라진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KBS 주말드라마 주인공에 저를 쓸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다"면서 처음에는 주인공 박단단이 아닌 단단의 사촌 동생 강미림(김이경 분)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고 회상했다.

"2차 오디션부터 주인공 대본을 주시길래 '아무도 날 모르는데 왜?' 싶었죠. 그래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자'는 마음으로 편하게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는 10초 동안 사고가 정지됐어요.

너무 꿈같은 일이잖아요.

촬영 현장에 가서야 실감이 나더라니까요.

(웃음)"
'신사와 아가씨' 이세희 "주인공 상상 못해…사극 하고 싶어"
'신사와 아가씨'에서 밝고 당찬 성격의 입주 가정교사 박단단을 연기한 이세희는 첫 주연작임에도 자신만의 색으로 '21세기형 캔디'를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도 거머쥐었다.

그는 박단단이 실제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저도 부모님 지원 없이 지금까지 아르바이트하면서 고군분투했거든요.

오디션 때 단단이처럼 씩씩한 모습을 어필하려고 애썼는데 그게 캐스팅된 비결 같기도 해요.

"
다만 실제로 이영국(지현우)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단단이처럼 단단하지 못해서, 아이들이 있다는 게 좀 문제가 될 것 같다.

어려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극 중 박단단은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경쟁자 조사라(박하나), 이영국의 기억상실, 아버지의 반대 등 수많은 벽에 부딪히며 눈물샘이 마를 날 없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신사와 아가씨' 이세희 "주인공 상상 못해…사극 하고 싶어"
이세희는 "호흡이 긴 작품도 처음이었지만, 우는 장면이 많아서 감정적으로 힘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그만큼 상대 배우들과 감정을 깊이 교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신사와 아가씨'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밝혔다.

또 52부작이라는 상대적으로 긴 작품에서 처음 주연을 맡아 부담감이 컸지만, 선배 배우들의 가르침과 배려로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지현우 선배님은 '로맨틱 코미디 장인'이셔서 처음부터 잘 맞춰주셨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먼저 알아채고 끌어주셔서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하나 언니와 이일화, 오현경, 이종원 선배님까지 모든 분이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신사와 아가씨' 이세희 "주인공 상상 못해…사극 하고 싶어"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었지만, 넉넉하지 않은 집안 환경 탓에 치위생과에 진학한 이세희는 20대 중반에 다시 배우의 꿈을 꾸며 상경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기하며 느꼈던 감정을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낄 때가 가장 짜릿하다는 그는 경험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가 원래 계획도 목표도 크게 안 세우거든요.

사실 올해는 TV에 나오면 좋겠다, 그다음에는 이름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 또 다음에는 눈에 띄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차근차근히 해오다가 갑자기 주말드라마 주인공을 한 거예요.

정말 운이 좋았던 거죠. 그냥 '배우 일을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아! 사극에는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