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중증 환자 증가세도 둔화, 2천명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
전문가 "거리두기 수명 다해…사망자·중환자 최악 상황 대비해야"
앞서 다수의 국내 연구팀도 공통적으로 현재의 방역정책이 유지된다면 확진자 규모가 완만하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연구팀은 내달 중하순께 주중 일일 확진자가 10만명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정부는 확진자 정점으로부터 2∼3주 후에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으며, 전파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더 빠른 하위 변이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잡는 등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더블링' 사라지고 11주만에 일평균 확진자 감소…"감염자 증가·백신 면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8만7천213명 늘어 누적 1천200만3천5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31만8천130명)보다 하루 새 13만917명 급감해 지난 3일(19만8천799명) 이후 25일 만에 20만명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보통 주말과 휴일을 거치면서 주 초반인 월요일 확진자가 주간 기준으로 가장 적게 나오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감소 폭이 큰 편이다.
매일 오전 발표되는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7일(62만1천197명)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일주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동안 일주일 전 같은 요일 대비 확진자수가 배 이상 불어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이러한 '더블링' 추세도 사라졌다.
실제로 이날 확진자 수는 1주일 전인 21일 20만9천137명과 비교하면 2만1천924명, 2주 전인 14일 30만9천778명보다 12만2천565명 적다.
지난 1월 2∼8일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3천679명을 기록한 이후 3월 13∼19일 40만4천619명까지 10주 연속 일평균 확진자가 폭증하다가 11주 만인 지난주(3.20∼26) 35만1천310명을 기록해 증가세가 꺾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코로나19 대응 백브리핑을 통해 "전면적인 유행을 겪으면서 감염자가 증가하고, 백신 접종에 따라 면역을 획득한 비율이 늘면서 감소세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국내 연구팀도 유행 감소세를 예상했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지난 23일자 보고서를 통해 현 거리두기 정책의 효과를 반영할 경우, 신규 확진자는 이번주 수요일인 30일 37만3천741명, 다음주 수요일인 내달 6일 35만2천321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1주일 전 수요일인 이달 23일의 49만821명과 비교하면 11만∼13만명 정도 감소한 수준이다.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팀 연구원의 모델링 결과에서는 내달 6일 29만3천754명, 내달 20일께 18만6천437명 수준으로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확진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자 발생은 주춤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증가세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천273명으로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 16일의 1천244명을 뛰어넘었다.
지난 8일(1천7명) 1천명대로 올라선 이후 3주째 1천명∼1천2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는 지난 3일 128명으로 100명대에 들어선 이후 26일째 세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날은 287명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하루에만 469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연일 200∼4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가파른 확진자 증가세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당국과 대다수의 전문가는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 시차를 두고 위중증·사망자 수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한번 감염되면 위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의 비중이 커지는 점도 문제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0%대를 밑돌았던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이달 셋째주와 넷째주 각각 17.8%, 18.4%를 차지했다.
일일 기준으로는 전날 20.9%를 기록해 3개월 만에 20%대로 올라섰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84.9%, 94.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손 반장은 "현재 위중증 환자는 당초 예측치인 1천500명 수준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며 "(확진자) 정점 이후 3∼4주 후 위중증 환자가 최대 2천명까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그 수준까지는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 역시 약간 줄면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서 델타 유행 당시 환자 발생 2∼3주 후에 사망자가 확진자 규모를 반영했는데, 오미크론 유행에서는 이러한 사망자 패턴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사적모임은 최대 8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번 주말인 다음달 2일 종료된다.
손 반장은 "이번주 현행 거리두기 조치가 종료되면서 이번 주중에 (조정안)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대통령직인수위에 금주부터 보고를 시작하기 때문에 보고 과정에서 (거리두기 조정안)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유행 정점을 지난 이후에는 방역상황과 의료체계 여력을 보면서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거듭 밝힌 만큼, 이번주 확진자수 추이에 따라 운영시간과 모임·행사·집회 제한을 대폭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2일 이후의 거리두기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하루 전인 1일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직 유행 감소세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추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스텔스 오미크론)의 확산도 또 다른 변수다.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지난주 56.3%로 올라서면서 기존 오미크론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됐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일 확진자) 50만∼60만명이 정점이었을 수도 있지만, 거리두기 등 방역 완화 조치가 시행됐기 때문에 (감소세 여부는) 이번주가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최정점 확진자 규모 예측이 어긋났던 것처럼, 지금 나온 예측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정부는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발생을 '평균값'으로 예측해 준비하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수용력 측면에서 거리두기의 효용이 다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25일 대한백신학회 온라인학술대회에서 "더이상 국민의 인내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번 대유행을 끝으로 팬데믹 대응수단으로서의 수명을 다할 것"이라고 봤다.
정 교수는 "이번 대유행으로 인구집단의 40% 정도가 감염을 통한 면역을 획득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오미크론 대유행의 감소세 이후 중간 정도 규모의 유행이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