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과 백만장자들의 검은 뒷거래…신간 '레드 룰렛'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한 데즈먼드 슘은 중국 경제부흥기에 수조 원대 재산을 모았다.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에 세계 최대 규모의 물류거점을 건설하고 시내에 고급 호텔과 비즈니스센터를 세웠다.

개인 제트기를 타고 유럽여행을 다니며 호화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다.

부인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휘트니 단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레드 룰렛'은 저자 데즈먼드 슘이 아내의 실종을 계기로 중국사회의 정경유착을 폭로한 책이다.

조국을 위해 역사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벌이고 홍콩 우산혁명 때 반대시위를 조직하기도 한 저자가 공산당 독재와 부패에 환멸을 느끼고 돌아선 과정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공산당 핵심 인사들과 관시(關係ㆍ특수관계)를 맺지 못하면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사업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마찬가지다.

부부는 경찰서장에게 손을 써 고위급 인사들에게 나오는 자동차 번호판을 발급받았다.

좋은 번호판을 단 차량은 버스 전용차로와 인도를 달리고 불법유턴과 불법주차도 가능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부인이 특히 관시에 능했다.

원자바오 전 총리의 부인 장페이리를 '장 이모'라고 부르며 그녀도 깨닫지 못한 욕망을 채워주려고 애썼다.

장 이모는 2008년 아직 부주석이던 시진핑을 부부에게 소개했다.

그러나 몇 년 뒤 시진핑의 집권과 대대적인 부패척결 운동이 부부의 운명을 뒤바꿨다.

"당이 기업가들과 손을 잡은 것은 완전한 사회 통제라는 목표의 일환으로 일시적으로 그렇게 했을 뿐이었다.

경제를 발전시키거나, 해외에 투자하거나, 홍콩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더 이상 필요 없어지면 우리도 가차 없이 당의 적이 될 것이다.

"
저자는 사익보다 집단을 우선시한다는 공산당의 입장 역시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혁명가 자녀들의 이익을 챙겨주는 것이 공산당의 진짜 목적이라는 것이다.

공산주의 엘리트그룹 지도자 가문의 후손인 '홍색 귀족'들은 각종 인허가에 개입하며 막대한 부를 챙긴다.

"중국 경제와 정치 권력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그들이야말로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최대 수혜자들이다.

"
알파미디어. 홍석윤 옮김. 364쪽. 1만6천800원.
중국 공산당과 백만장자들의 검은 뒷거래…신간 '레드 룰렛'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