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서방, 과거 남오세티야 사태에서 못 배워"
"독립 승인은 민간인 안전을 위한 것"…모든 상황 책임 서방에 돌려
[우크라 일촉즉발] 러시아, 서방 제재 착수에도 "두렵지 않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독립 선언을 두고 서방이 제재를 공언했지만 러시아는 이미 예상한 만큼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서방의 제재를) 겪었고, 이를 두려워하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미국 등이 제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며 "또 다른 측면으로부터의 제재와 위협, 정치적 압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험상 조만간 서방은 우리에게 모든 문제에 관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며 "국제관계 속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피한 것이며, 역사가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8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 시민을 포함한 돈바스 지역 민간인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독립 승인) 결정은 어려웠지만 가능한 유일한 결정이었다.

우리는 시민을 버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 대통령 출신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2008년에 나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독립을 인정하기 위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당시 군사력과 정치적 의지로 러시아는 수십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이는 2008년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하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러시아가 군사공격을 감행한 것을 뜻한다.

그는 또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 등 러시아 시민에 대한 공격적인 의도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교훈을 줬지만 여기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나토는 동맹의 구성원 범위를 확대하며 계속해서 러시아 국경에 접근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영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맹비난하며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했다.

또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지시하며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 배치를 공식화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의 분리 독립 승인을 심대한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제재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우크라 일촉즉발] 러시아, 서방 제재 착수에도 "두렵지 않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