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대 경찰관 2명, '폭행 아니다' 말만 듣고 사건 종결
경찰 "현장 조치 미흡한 부분 있어…사실관계 파악 후 조치 예정"
폭행 사건에 출동한 경찰관이 제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9시께 119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전주시 인후동의 한 주점으로 출동했다.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40대 A씨 등 3명은 영업 제한 시간(9시)이 가까워져 오자 자리 이동 등의 문제로 다퉜고, 이 과정에서 A씨가 술병으로 B씨의 머리를 내려쳤다.

A씨는 주점 바깥으로 나가 C씨에게 여러 차례 발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는 119에 신고했고, '폭행으로 피가 많이 난다'는 119 신고 내용을 전달받은 지구대 경찰관 경위 1명과 순경 1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와 업주로부터 '시비 중에 넘어져서 다쳤다', '폭행으로 다친 게 아니다' 등의 말만 듣고 현장을 떠났고 사건을 종결했다.

지구대 경찰관은 현장 출동 시 현장 조사와 필요한 조치를 하고 해당 사건을 수사전담경찰관에게 인계해야 하지만, 머리 등을 다친 B씨와 C씨에게서는 진술을 받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부상자 조치를 하느라 진술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현장 조치 미흡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나머지 사람들은 오래간 통화를 하며 경찰을 피하거나 만취해 진술을 받기 어려웠다"며 "부상자 조치를 하다 보니 폭행 사건 파악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이후 B씨와 C씨가 제출한 고소장 내용 등을 토대로 경찰서에서 폭행 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미흡하게 현장 조치를 한 경찰관들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