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자로 올림픽 계속 접할 수 있어 영광…쉬운 해설 보여줄 것" 선수로 1번, 해설위원으로 2번. 벌써 3번째 올림픽이다.
국민들에게 여전히 '피겨 요정'으로 기억되는 곽민정 KBS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 베이징 올림픽을 해설자로 함께한다.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전 지난달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곽민정 위원은 "올림픽은 어떤 경로라도 직접 접하기 쉽지 않은 무대"라며 "세 번째로 올림픽을 접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개막한 베이징 올림픽에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4명이 출전한다.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평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고, 남자 싱글 이시형(고려대)과 여자 싱글 유영, 김예림(이상 수리고)이 처음 출전한다.
곽민정 위원은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고 성적 경신을 노리는 차준환에 대해 "평창 때 풋풋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무르익은 연기를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표현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어릴 적부터 친한 동생이자 빙상 위의 동료로 함께해온 차준환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평창 올림픽 때는 독감으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차준환의 경기를 중계하다 울먹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곽민정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남자 싱글 하뉴 유즈루(일본)에 대해서는 "피겨는 전성기가 길지 않은 편이어서, 두 번 연속 올림픽에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는 것은 전설"이라며 "다만 최근 1∼2년 사이에 남자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에 (또 다른 우승 후보가 등장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올림픽 첫 출전을 앞둔 후배 3명에 대한 아낌 없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시형은 최근에 기술적인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준비한 부분을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
여자 선수들은 저의 최대 관심사인데, 두 선수(유영·김예림) 모두 세계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림픽 무대는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어요.
부담감에 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선수도 있는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언제 또 와보겠나'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것들을 모두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출전 선수들 모두 나이가 어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올림픽 무대가 얼마나 값진지 알고 있을 거예요.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두 번째 올림픽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각오로는 "처음보다 성숙한 해설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피겨라는 종목 자체는 모두가 알지만, 기술이나 경기규칙 등은 생각보다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피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듯이 쉬운 해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피겨 기술은 굉장히 디테일해서 트리플 점프만 해도 트리플악셀, 트리플살코 등 6종류가 있다"며 "해설이 너무 어려워 못 알아들으면 경기가 재미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단어를 바꿔 말하거나 쉽게 설명해주는 식으로 해설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예상 순위를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남자 싱글은 하뉴 유즈루, 네이선 첸(미국), 여자 싱글은 러시아 삼총사인 카말라 발리예바, 안나 셰르바코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이들이 큰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선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곽민정은 "얼음은 미끄러워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유력한 선수가 있긴 하지만 점프 하나, 기술 하나 차이로 등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날 실제 경기를 치러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게 피겨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