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에 온천수량 여유…군, 스포츠대회·전지훈련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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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800여 명에 한해 250만 명이 다녀간 곳.
문을 닫은 지 5년째에 접어든 경남 창녕 부곡하와이의 화려했던 과거다.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세대에게 부곡하와이는 낯설다.
그러나 1979년 창녕군 부곡면 부곡온천관광특구에 개장한 부곡하와이는 우리나라 온천 리조트 대명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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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지, 수학여행지, 가족 여행지로 단연 첫손에 꼽혔다.
부곡하와이 덕분에 부곡온천관광특구 역시 전국적인 온천 관광지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개장 30년을 넘기면서 시설이 낡아지고, 곳곳에 젊은이들 취향을 살린 대형 워터파크까지 생기면서 부곡하와이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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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을 연 지 38년 만인 2017년 5월 29일 문을 닫았다.
폐업 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때 후보들마다 부곡하와이 재개장을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지역사회에서 비중이 컸다.
올해 5월이면 부곡하와이 폐장 5년째를 맞는다.
그 사이 각종 시설물은 부서지고 녹슨 채 오랫동안 방치됐다.
외부인 출입을 막고자 가림막까지 둘러친 부곡하와이는 황량하기 그지없다.
과거 부곡온천관광특구를 먹여 살렸던 부곡하와이가 이제는 특구 이미지를 떨어뜨릴 정도로 애물단지가 됐다.
그러나 재개장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폐업 후 1∼2년 동안은 몇몇 업체가 투자의사를 표시하며 소유주인 일본업체와 인수 협의를 한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렸다.
2017∼2018년에는 리조트 대기업 이름까지 거론될 정도로 협상에 진척이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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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군과 지역 관광업계는 부곡하와이 규모가 워낙 큰 것이 매각 걸림돌로 파악했다.
여기다 낡은 시설 교체에 또 거액을 투자해야 해 웬만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이 아니면 선뜻 나서 인수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창녕군은 부곡하와이가 문을 닫은 후 각종 스포츠대회·전지훈련팀을 유치에 주력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도 검도대회, 초등연맹 태권도 선수권대회, 도로사이클대회 등 각종 스포츠대회가 2월까지 창녕군에서 열린다.
남기동 부곡온천관광협의회 회장은 "평일에는 대회참여, 전지훈련 선수들이, 주말·공휴일에는 시민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적은 가족탕을 많이 찾아 나름 활기가 돈다"고 2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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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수를 가장 많이 끌어쓰던 부곡하와이가 문을 닫자 온천수 수량이 풍부해졌다.
부곡하와이가 영업 당시 부곡온천관광특구는 하루에 4천t 정도의 온천물을 썼다.
이 중 1천t 이상을 부곡하와이 한곳이 쓸 정도로 온천수 사용량이 많았다.
부곡하와이 폐업 후 부곡온천관광특구에서 사용하는 온천수는 하루에 3천t 정도로 줄었다.
하루 3천t 온천수를 부곡온천관광특구 26개 호텔·모텔에서 나눠 쓴다.
송종진 창녕군 생태관광과 온천팀장은 "부곡하와이 영업 때에는 온천수 사용이 많아 지하 온천수 수위가 많이 낮아졌는데 폐업 후 수위가 많이 상승해 수량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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