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구독료 탓에 월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갈아타며 콘텐츠를 정주행하는 '메뚜기족'이 늘고 있다. OTT 채널마다 각자 다른 콘텐츠를 서비스하다 보니 구독료 부담을 줄이려 매월 구독 OTT를 바꾸는 것이다.

3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OTT 이용자 비율은 35%에 육박했다. 전년(2020년) OTT 이용자가 14% 였던 것에 비해 20%포인트 넘게 늘어났다. 1년새 OTT 이용자 수가 2배 넘게 급증했다는 얘기다.

최근 넷플릭스를 끊었다는 A씨도 메뚜기족이다. 그는 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제를 매월 결제했지만, 최근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올리자 디즈니플러스로 갈아탔다. A씨는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같은 유명 작품을 몰아보고 보니 딱히 볼 만한 콘텐츠가 없었다"며 "이번 달은 디즈니플러스에서 마블 콘텐츠를 다시 정주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B씨는 넷플릭스 구독료 인상과 함께 보던 OTT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는 넷플릭스와 함께 국내 콘텐츠를 보기 위해 웨이브와 티빙을 함께 구독하고 있었다. 구독료 부담이 커지자 토종 OTT 하나를 정리하기로 했다. B씨는 "넷플릭스가 요금을 올리면서 OTT에 들어가는 비용만 월 3만원 정도 되더라. 넷플릭스는 그대로 두고, 티빙과 웨이브를 매월 번갈아 가면서 가입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월마다 결제하는 OTT의 과금 구조상 매월 비싼 금액을 내면서 콘텐츠를 볼 필요 없이, 월마다 몰아보면 된다는 판단을 한 셈. 최근 넷플릭스는 스탠다드 요금제를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프리미엄은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메뚜기족 만족시킬 킬러 콘텐츠는?

이에 따라 OTT 업체들도 이용자들을 붙잡을 '킬러콘텐츠'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업체들이 신작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간담회를 여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국내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지난해보다 10편 더 많은 25편의 신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오리지널 신작 '지금 우리 학교는'을 설 연휴에 볼 수 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 상황을 그렸다.

여기에 지난해 전 세계 최고의 인기 콘텐츠였던 '오징어 게임'이나,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수십년 동안 회자될 예외적인 드라마"라고 극찬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 군대의 부조리와 폭력을 다룬 'D.P.' 등도 연휴에 몰아보기 좋은 콘텐츠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지난 26일 강다니엘, 채수빈이 출연하는 오리지널 드라마 '너와 나의 경찰 수업'이 공개됐다. 이 작품은 새내기들의 경찰대 입성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 밖에 오스카 3관왕에 빛나는 '노매드랜드'도 설 연휴 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토종 OTT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쓰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국내 유일 OTT로, 최근 방영되고 있는 MBC 금·토 드라마 '트레이서'나 SBS 금·토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등을 몰아볼 수 있다.

특히 웨이브는 첫 구독 고객을 대상으로 첫 달 100원+이용권 업그레이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달에는 50%의 할인을 적용하므로 웨이브에서 몰아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설 명절 동안 저렴하게 볼 수 있다.

티빙의 경우 JTBC나 tvN에서 방영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OTT다. 기대되는 작품으로는 29일 OTT 최초로 파일럿 콘텐츠로 공개되는 '서울체크인'이 있다.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 유명한 김태호 PD와 이효리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설날 연휴 가족들과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시트콤 코미디 '내과 박원장'도 추천되는 작품 중 하나다. 이서진, 라미란, 김광규, 차청화 등이 출연하는 해당 작품은 인터뷰를 접목한 자유분방한 형식, 유명 영화나 드라마 오마주까지 가미된 전형적 B급 코미디를 표방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