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 결정에 촉각

2천215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거래가 중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실질 심사 대상 여부를 판가름할 운명의 날이 다가오면서 2만명에 이르는 소액 주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움직임에 이날까지 1천500명 안팎의 주주들이 몰렸다.

집단소송 등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에 약 1천400명이 피해 소액주주로 등록했고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도 70여명이 모였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소액주주 40명가량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위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횡령 오스템' 배상소송 준비에 소액주주 1천500여명 몰려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결정한다.

추가 조사 등이 필요하면 15영업일까지 기간이 추가돼 늦어도 다음 달 중순께는 대상 여부가 가려진다.

법무법인 한누리에 소액주주 등록을 마친 오스템임플란트 투자자 A씨는 "거래가 재개되고 주가가 회복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전문가들 말을 들어보면 당장 거래 재개는 쉽지 않을 것 같고 된다 해도 당분간 하한가를 맞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심경을 전했다.

포털 사이트의 종목토론방에서도 투자자들은 '24일 심판의날 종잇조각 되는 거냐', '거래정지 풀릴 거다', '상장폐지까진 아니다.

', '이건 상장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등 여러 추측을 하며 거래소의 결정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횡령 오스템' 배상소송 준비에 소액주주 1천500여명 몰려
투자자들의 피해 여부나 향후 집단 소송 움직임도 이날 거래소 결정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우선 오스템임플란트가 실질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돼 거래가 재개될 경우 주주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상장 폐지는 피한다는 점에서 한시름 놓을 것으로 보인다.

거래 재개시 회사의 정상화 노력 등에 따라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시장에선 내부 통제 시스템 미흡과 회계 관리 시스템 불투명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주가는 당분간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손해가 현실화된다는 점에서 소송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주영 한누리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상장이 유지되고 거래가 조속히 재개되면 주가에 상당한 하락이 예상되는데, 그때부터는 거래 가격이 형성되고 손해(주가 하락분)가 현실화해 피해 배상을 구하기 위한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도 "거래가 재개돼 주가가 하락하면 그 낙폭만큼의 손해가 무조건 발생하는 셈"이라며 "예를 들어 거래 재개일을 기준일로 정해서 투자자의 매수 단가와 기준일 종가의 차액만큼의 손해를 배상액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르면 주식 매매 거래 정지는 장기화하고 피해 구제도 느려질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실질 심사로 가면 거래 정지가 길어지는 만큼 일단 돈이 묶여 그 기회비용 자체로 엄청난 손해"라고 말했다.

급하게 투자자금을 현금화해야 할 처지에 있는 투자자들로서는 손절매할 기회조차 잃는다.

또 거래 정지 전 주가에서 가격이 멈춰 있는 만큼 피해 규모 추산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다만 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에서는 이 경우에도 회사의 책임으로 인한 주가 낙폭을 50%로 가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최대한 서두르겠단 입장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관리 시스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주주들의 피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거래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