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800명까지 수감…물고문 논란 등 인권유린 비난받아
오바마 폐쇄공약에도 존치…바이든, '임기 내 폐쇄' 약속
20주년 맞이한 '부끄러운 미국의 모습' 관타나모 수용소
미국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설치한 쿠바 내 관타나모 수용소가 폐쇄 여론 속에서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군이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 조직원 20명을 이송하면서 시작된 관타나모 수용소 운영이 20주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9·11 사태 발생 직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들이었다.

20년 전 이송된 20명의 알카에다 조직원 중 9·11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수용자는 없지만, 아직도 2명이 수감돼 있다.

미국 법이 적용되지 않는 쿠바 기지에 설치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미군은 기소 절차도 진행하지 않은 채 용의자들을 장기간 구금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물고문 등의 인권침해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인권단체뿐 아니라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의 수치'라는 주장이 제기됐을 정도다.

이에 따라 관타나모 수용소를 설치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백악관의 주인이 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약으로 걸기도 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공약은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때 관타나모의 수감자는 800명에 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거 수감자가 석방되면서 현재는 수감자가 39명으로 줄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수감자도 다른 나라의 수용시설로 이감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소말리아 출신 굴레드 하산 두란의 이감이 결정됐다.

47세인 그는 기소도 없이 2006년부터 관타나모에 수감돼왔다.

현재 39명의 수감자를 관리하기 위해 관타나모에 배치된 미군과 계약업체 직원 등 관계자의 수는 1천500명에 달한다.

정치권에서는 인권 침해에 대한 비판 외에도 관타나모 수용소의 운영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관타나모 폐쇄를 약속했지만, 시기에 대해선 '임기 내'라고만 밝힌 상태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침해가 오히려 미국 안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즉각 폐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