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비시즌’ 기간에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의 실력 향상을 도울 ‘배경은의 윈터 골프’를 연재합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승을 거둔 배경은 선수는 은퇴 후 레슨은 물론 방송에서도 종횡무진 활약 중입니다. 은퇴한 지 7년 만인 지난해에는 ‘지옥의 시드전’을 뚫고 KLPGA 정규투어에 복귀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입니다.

“어떻게 실력을 유지했냐.” 7년간 떠났다가 다시 경쟁 무대로 돌아왔을 때 많은 분이 저에게 이렇게 물어보셨는데요. 돌이켜보면 이론 공부를 많이 한 덕을 본 것 같습니다. 스윙 코칭 관련 원서도 찾아봤고요. 생체역학도 공부했습니다. 전에는 코치님들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이제는 제가 누군가를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었으니까요. 채를 놓고 한 걸음 뒤에서 골프를 바라봤더니 훨씬 많은 게 보였습니다.
[배경은의 윈터 골프] 백스윙 시작 '한뼘 구간'서 샷 결정…"공 하나로 손목을 묶어라"
효과적인 골프 연습에는 꼭 클럽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원리만 안다면 방 안에서도 충분히 연습할 방법이 많았어요. 겨울철 날이 추워 집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때 제가 알려드리는 방법으로 연습해보세요.

아마추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몸통의 ‘일체감’을 익히는 훈련법부터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준비물은 골프공 한 개입니다. 양손으로 ‘상상의 그립’을 쥔 뒤 양 손목 사이에 골프공 하나를 끼우시고요. 보폭 넓이 안에서 두 손을 뒤로 뺐다가 앞으로 보내기를 익숙해질 때까지 여러 차례 반복하면 됩니다.

골프 스윙에서 몸통의 일체감을 유지하는 건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긴장→어깨 경직→손목 사용→가동 범위 축소→일관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좋지 않은 패턴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프로들은 양팔과 어깨로 이뤄지는 삼각형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지요. 백스윙할 때도 팔에 힘을 주지 않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임성재 선수의 스윙이 대표적입니다.

손목 사용 여부는 백스윙 시작 지점에서부터 약 30㎝, 즉 ‘한 뼘 구간’ 안에서 결정됩니다. 이 구간에서 손이 돌아가거나 손목이 꺾이면 클럽 헤드가 스윙 궤도에서 이탈하고, 모든 스윙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됩니다.

손목 사이에 낀 골프공은 양 손목을 묶는 수갑 역할을 합니다. 수갑을 차면 몸에 힘이 빠진다고 하잖아요. 이처럼 공 때문에 손목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어깨를 돌려 백스윙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 해보면서 ‘팔에 이렇게 힘이 빠져도 되나’라고 되묻게 된다면 제대로 백스윙하고 있는 겁니다. 손과 손목에서 힘을 뺄수록 더 일관된 스윙과 빠른 스윙 스피드가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용맹한 호랑이의 모습과 상반되게 올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푸근한 것 같습니다. 날이 따뜻해서인지 겨울인데도 필드에 나서는 골퍼가 많은데요. 골프에선 겨울이 ‘역전의 시즌’으로 불리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망가진 스윙을 재정비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따뜻한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배경은 KLPGA 프로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