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행정소송 제기…법원 "고의 없어도 행정처분 가능" 기각
보육료 부정수급하고 "몰랐는데 억울"…어린이집 운영정지 적법
어린이집 전자출결 시스템에 원아들의 하원 시각을 늦게 입력해 연장보육료를 부정수령한 원장에게 내려진 운영정지 처분은 마땅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행정1부(윤정인 부장판사)는 A씨가 춘천시장을 상대로 낸 운영정지 및 원장자격 정지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춘천시는 2020년 9월 A씨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현장 조사 결과, A씨가 그해 6∼7월 전자출결 시스템에 원아들의 하원 시각을 실제 하원 시각보다 늦은 시각에 표시하면서 실제 연장 보육 시간보다 많은 금액의 연장보육료를 신청했음을 확인했다.

이에 관련법에 따라 보조금 70여 만원 반환명령과 함께 운영정지 1개월, 원장자격 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행정처분에 불복한 A씨는 강원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해 운영정지 기간과 자격 정지 기간을 각 15일로 줄였으나 이마저도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보육료 부정수급하고 "몰랐는데 억울"…어린이집 운영정지 적법
A씨는 새로 도입된 연장보육료 제도를 자세히 알지 못했고, 원아들이 하원 한 이후 일괄 표시했을 뿐 부정수령할 고의가 없었다며 춘천시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행정 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령 A씨의 주장을 '부정수급 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헤아려보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고, 연장보육료 제도를 여러 차례 공지·안내받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숙지하고 규정을 따라야 할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이 사회 통념상 재량의 범위를 일탈했다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