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특송' 악질 경찰 역…"투병 중 박소담, 미안하다 연락와"
"영화가 15세 관람가인데, 제 딸아이가 지금 9살이거든요.

나중에 커서 스크린 속 아빠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고민이 들더라고요.

하하."
오는 12일 개봉하는 액션 영화 '특송'에서 악랄한 경찰 경필을 연기한 배우 송새벽은 3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필은 300억 원이 든 은행 보안키를 손에 넣기 위해 어린 남자아이 서원(정현준 분)과 그를 돕는 '특급 드라이버' 은하(박소담 분)를 쫓는 인물이다.

현직 경찰이지만, 조폭 못지않은 악독함으로 무장해 물불 가리지 않고 이들을 추격한다.

송새벽은 "베테랑 경찰이자 악당 우두머리라는 양면성 있는 캐릭터를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시나리오를 볼 때 악역이어도 그 안에서 연민을 찾으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런데 경필에게선 묘하게 연민이 안 느껴져서 구미가 당겼어요.

'다 필요 없고 이게 오직 내 인생의 목표야' 하고 자기를 던져버리는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
송새벽은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과하게 큰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살인과 폭력도 서슴지 않는 차가운 인물로 경필 역을 소화했다.

경찰로서 동료를 대하는 모습이나 깡패 두목으로서 조직원에게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비슷하게 '관료적'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송새벽의 존재감을 알린 영화 '방자전'(2010)에서도 그는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독특한 변학도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이후 '도희야'(2014)에서는 딸에게 폭력을 일삼는 잔인한 의붓아버지로 변신했다.

이번에도 이중생활을 하는 경찰을 선택한 그가 천생 악역 배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은 이런 역할을 할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고 송새벽은 고백했다.

"'도희야' 때는 촬영 내내 체해서 손을 몇 번이나 땄는지 몰라요.

'특송'을 촬영하면서도 그랬습니다.

며칠 전부터 잠도 못 자고 나쁜 꿈도 꾸고 굉장히 날이 빡빡하게 서 있었어요.

악역을 연기했을 때 좀 더 못 헤어나오는 게 있는 것 같아요.

"
평상시 송새벽의 모습은 반듯하고 친근한 인상 그대로다.

'컷' 소리가 떨어지면 송새벽은 극에서 사생결단으로 쫓던 은하 역의 박소담을 따뜻하게 껴안아 줬다고 한다.

송새벽은 "소담씨와는 굉장히 유쾌하게 촬영했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더 서로 거칠게 액션 장면을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갑상샘 유두암 진단을 받아 수술한 박소담은 최근 열린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대신 문자로 배우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시사회 끝나자마자 '같이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메시지가 왔더라고요.

병원도 다녀왔고 몸도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영화가 어떻게 나왔는지 무척 궁금해하기에 '야 너무 좋다'고 답장했죠(웃음)."
송새벽은 '특송'이 유사한 장르의 다른 영화와 비교해 "비슷한 듯하지만 다른 영화"라고 소개했다.

"굉장히 속도감 넘치고 기승전결이 뚜렷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이 오랜만에 시원하게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