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내년 도전
이재원 티카로스 대표(사진)는 “티카로스의 첫 번째 신약 후보물질 ‘TC011’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내년 2~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겠다”고 29일 말했다. 식약처 허가가 나오면 내년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티카로스가 승인을 받으면 국내 4대 대형병원의 CAR-T 임상시험 ‘지형도’도 완성될 전망이다. 티카로스는 서울대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와 손을 잡고 임상에 나선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월부터 일찌감치 큐로셀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내년 상반기 앱클론과 함께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CAR-T는 우리 몸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를 추적하는 탐지기 역할을 하는 항원수용체를 붙인 세포치료제다. 체내에 투여하면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찾아가 ‘정밀타격’할 수 있다. 1회 투여만으로 암이 완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CAR-T의 장점이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시장에 나온 CAR-T 치료제는 총 5종이다. 노바티스, 길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출시했다. 하지만 대형 제약사라 해도 세계 각국에 CAR-T 치료제를 일일이 출시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환자의 피에서 채취한 면역세포를 배양해 유전자 조작을 한 뒤 재투여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제다. 티카로스를 비롯한 국내 신약벤처기업들이 뒤늦게 CAR-T 개발에 뛰어든 배경이다. 국내에서 우선 기초 체력을 쌓은 뒤 수년 내로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가 늘어나면 세계 무대도 노려볼 수 있다.
TC011의 임상은 1차 및 2차 치료가 듣지 않거나 재발한 미만성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인 기준 10만 명당 4명 정도가 이 암에 걸린다. 이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의 CAR-T보다 TC011의 암세포 살해 능력이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했다. TC011은 T세포에 붙인 ‘탐지기’ 중 한 부위를 새로운 단백질로 교체한 차세대 CAR-T다. 그는 “암세포만 선별해 달라붙은 능력인 특이도가 기존 CAR-T보다 60% 이상 더 높다”고도 했다.
2018년 설립된 티카로스는 2023년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