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 앓는 다문화가정 3살 여아, 6차례 수술받으며 힘겨운 투병
어린이집 선생님·지역청년회 등 수술비 모금 나서
여러 차례 힘든 수술을 이겨내고 투병 중인 세 살배기 아이와 이 아이를 응원하는 이웃들의 따뜻한 사연이 추운 날씨로 얼어붙은 연말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수연이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심장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다.

심장에 구멍이 있고 대동맥에도 문제가 있는 선천성 심장질환을 지니고 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뇌수술까지 받고 병원에서 힘겹게 투병 중이다.

수술 당시 너무 작고 어렸던 탓에 좀 더 자란 뒤 심장판막 재수술을 받기로 했는데, 재수술을 위해 검사를 하던 중 머리에 물이 차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뇌수술을 한 직후 뇌출혈이 생겨 또다시 응급 수술을 받으며 수연이 부모는 의료진으로부터 '가망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기특하게도 어린 수연이는 이 모든 고비를 이겨내고 중환자 집중 치료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 중이다.

큰 수술을 여러 차례 받으며 다문화 가정인 수연이네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수연이의 쌍둥이 형제와 동생까지 다섯 식구가 살던 집은 이미 팔았고, 지입차량을 운행하는 아버지에 더해 어머니까지 나서 노점에서 직접 만든 인형을 팔고 있다.

수술비를 갚아나가기 위해 이일 저일 가릴 수 없는 처지다.

수연이네의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수연이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다.

지난달 말 어린이집 앞에 수연이를 위한 모금함을 마련한 데 이어 용기를 내 페이스북 지역 그룹인 '용인친구들'에도 글을 올려 도움을 요청했다.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은 "어린이집 앞에 '사랑의 저금통'을 만들어 놓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선생님들뿐 아니라 학부모님, 원생과 원아의 형제들까지 도움을 주셨다"면서 "원내에서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이웃들로부터 작은 마음을 얻고자 조심스럽게 글을 올렸다"고 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오는 31일까지 어린이집 앞 모금함을 통해 모은 수술비와 헌혈증을 수연이 부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어린이집 선생님들로부터 시작된 따뜻한 사랑의 온기는 여기저기로 퍼져나가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수연이의 소식을 접한 지역 청년단체 '용인청년회의소'는 카카오뱅크에 '수연아 사랑해♡' 모임 통장을 개설하고, 인터넷 지역 커뮤니티 등에 수연이의 사연을 공유하며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바자회도 계획 중이다.

용인 지역 신문에서도 수연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도움의 손길을 모으는 데에 동참하고 있다.

수연이의 담임 선생님은 "옷 사이로 보이는 수연이의 심장 수술 자국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또 다른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니 너무 안타까웠다"며 앞으로도 수술이 남아 있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아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