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심이 많이 났죠."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구경이'에서 이영애와 대립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인물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나쁜 놈들은 죽어야 해"라며 무참히 살인을 일삼는 K다.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대수롭지 않은 일인 듯 계획된 살인을 착착 실행하는 K의 모습은 "섬뜩하다", "소름 끼친다"는 평을 받았다.
K를 연기한 김혜준(26)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무실에서 한 '구경이' 종영 인터뷰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캐릭터가 너무 신선하고 참신했다"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영애의 상대역이란 점도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전했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캐릭터가 어렵고 도전적이었어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상대 배우가 이영애 선배님이란 이야기를 듣고 '살면서 언제 이영애 선배님과 연기해 볼 기회가 있겠냐'고 생각했죠. 부담됐지만 도전하고 싶었어요.
아니 배우라면 해야 했죠."

살인하는 어떠한 이유나 동기 부여 없이 'K의 세상에서는 죽어야 하는 사람이니 죽이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K는 이해하기 쉽지 않고, 이해해서도 안 된다"며 "K는 그냥 그런 애라고 인정을 하고 K처럼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K는 자기가 설정한 세상에서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설정한 규칙대로 살아가는 순수하지만 안쓰러운 인물"이라며 "나쁜 사람을 죽였는데 왜 사람들이 자신을 나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속상해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극에서 K는 웃는 얼굴이지만 섬뜩한 눈빛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냈는데, 김혜준은 자신에게 있는 밝은 부분을 영혼까지 끌어모았다고 했다.
초반에는 과장돼 보이는 행동들이 부자연스러워 보일까 우려도 했지만, 감독과 상의한 끝에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했다.
"제 안에 조그만 생각들을 극대화했어요.
K는 인간의 본능으로 움직이는 친구잖아요.
좋으면 한없이 좋아하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하고, 웃고 싶을 때는 웃고, 울고 싶을 때는 우는 인물로 표현했죠."

그는 "사실 저는 촬영 전날부터 긴장을 많이 하고, 어떻게 연기할지 그림을 많이 그리고 가는 편"이라며 "그런데 K는 예측할 수 없는 캐릭터다 보니 현장에서 바뀌는 것들이 많았고, 그런 상황에 조금씩 적응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한 김혜준은 어느덧 7년 차 배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 1·2에 중전으로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고, 영화 '미성년', 드라마 '십시일반' 등에서 탄탄한 보여준 연기력으로 2019년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2020년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받았다.
김혜준은 "풋풋한 청춘물이나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구경이'로 살짝 맛본 액션도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