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총괄상황본부 콘트롤타워 역할 할듯

대선 레이스 초반 핵심 의제를 선점하고 돋보이는 활동에 나서기 위한 내부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양새여서 물밑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파트가 특히 중복이 심한 분야로 꼽힌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정책을 개발해 공약을 내세우겠다는 부서가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곳에서 얘기하면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니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후보도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씀했다"고 강조했다.
애초 자신이 요구해 관철한 듯했던 실무 중심의 선대위가 통상의 매머드 형 조직으로 변질해가는 흐름에 경고음을 울린 것이다.
이미 코로나19 관련 정책은 '난립' 수준으로 평가된다.
가까운 예로, 선대위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는 전날 오전 '공공병원의 전면적인 코로나19 환자 병상 전환'을 주장했는데, 오후 들어 다시 정책총괄본부가 '공공의료기관의 전면적인 병상 전환'을 촉구했다.
두 군데서 같은 정책을 조율 없이 시차를 두고 발표한 셈이다.
앞서 후보 비서실에 정책실을 두기로 했다가 정책총괄본부와 겹친다는 우려가 있어 명칭을 정무실로 변경하는 등 조정을 거쳤으나, 여전히 실무상 혼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출범한 조직만 봐도 '옥상옥' 구조가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의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와 조직총괄본부 산하 청년본부는 활동 영역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오는 14일 출범하는 윤희숙 전 의원의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비슷한 컨셉트를 내세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의 새시대준비위원회와 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의 동서화합미래특별위원회 역시 호남 지지층을 겨냥하는 점이 겹친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 눈에 들기 위한 어깨싸움이 과열 조짐"이라며 "교통정리를 하지 않으면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원보이스' 메시지와 정책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김종인 위원장의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일종의 절차 정비가 필요하다"며 "조만간 부서들이 협의하는 형태로 전체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선대위 내 활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래 선대위라는 조직은 겹치는 것보다 구멍이 문제"라며 씨줄과 날줄이 촘촘하게 엮여 있어야 구멍이 안 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