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딸 방치한 엄마에겐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
생후 4개월 딸을 역류방지 쿠션 위에 엎드려 놔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아빠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1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의 아내 B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0년을, B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는 올해 2월 24일 오전 11시께 인천에 있는 자택에서 생후 105일 된 딸 C양을 쿠션 위에 엎드려 놓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도 평소 C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학대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C양은 사건 발생 당일 A씨의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을 당시 얼굴과 손발 등이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을 보였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B씨는 사건 발생 전날 밤 외출해 남편이 119에 신고할 때는 집에 있지 않았다.

4개월간 수사한 경찰은 A씨가 혼자서는 몸을 뒤집을 수 없는 딸을 고의로 역류방지 쿠션에 엎드려 놓아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과실치사 혐의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도 법정에서 "A씨가 피해자를 역류방지 쿠션에 두고는 게임을 하고 야식을 먹었다"며 "피해자가 울자 화가 나 얼굴을 쿠션에 파묻게 한 상태로 둬 질식으로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딸을 역류방지 쿠션에 엎어놓은 적이 없다"며 "아이 스스로 엎어질 거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역류방지 쿠션은 작은 침대 형태로 수유 후 모유가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생아의 자세를 고정할 때 사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