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3회 운행하던 이 항공편은 앞으로 2주간(4일 0시∼17일 24시) 국내 입항이 중단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각해 방역강화국가 등으로 지정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9개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이 이 항공편을 많이 이용하는 실정을 반영한 조치다.
4시 11분께 인천공항 2층 입국장 12번 게이트로 승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덮은 방역복을 입은 방역 요원들이 이들을 맞았다.
요원들은 모든 입국자에게 페이스 실드와 라텍스 장갑 한 켤레씩을 나눠 주고 곧바로 착용하도록 한 뒤 검역장으로 이동하게 했다.
세 살배기 어린아이도 예외는 없었다.
간혹 페이스실드를 쓰지 않고 걸음을 옮기는 이가 있으면 요원이 곧바로 달려가 착용을 요구했다.
약 12시간을 비행한 입국자의 표정에는 페이스실드 너머로 피곤과 동시에 불안함이 읽혔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가 다수였다.
입국자들은 대부분 한국 국적으로 보였으나 아프리카 국가 출신 입국자들도 여럿 있었다.
현지 전통 복장 차림의 중년 여성도 눈에 띄었다.

기자가 2m 이내로 접근하거나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불허됐다.
방역요원 안내에 따라 공항 밖으로 나온 입국자들은 경찰 버스에 나눠 타고 공항 인근 격리시설로 향했다.
이들 역시 이날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10일 격리 조치'의 적용 대상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해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레소토, 나미비아, 모잠비크, 말라위, 짐바브웨, 에스와티니 등 아프리카 9개국에서 온 입국자는 누구나 '예외 없이' 열흘간 시설에서 격리하도록 했다.
백신 접종 완료 여부나 유전자검사(PCR) 결과도 따지지 않는다.
이들 국가에서 온 단기(90일 이하) 체류 외국인은 아예 입국이 금지된 상태다.
9개 국가 외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입국한 이들은 우선 하루 간 시설격리를 하며 PCR 검사 결과를 지켜본다.
음성이 나오면 9일간은 자택 등에서 격리하도록 한다.
단 기타 아프리카 지역에서 왔더라도 단기체류 외국인은 시설에서 10일간 격리를 거치도록 한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는 이날부터 적용되는 10일 격리 조치가 당황스럽다는 불만 섞인 반응들이 나왔다.
정부는 이런 고강도 격리 조치를 시행 이틀 전인 1일 오후 발표했다.
국내 한 여행사를 운영하며 미국에서 체류하다 이날 오전 입국한 최종걸(38)씨는 "귀국길에 오르려는 참에서야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10일 격리' 뉴스를 접했다"며 "조금이라도 미리 알려줬으면 비행기를 미루든지 했을 텐데 당분간 회사 운영이 곤란하게 됐다"고 했다.
태국 푸껫에 사는 작은딸을 2주간 방문하고 이날 오전 돌아온 박모(74)씨도 "나는 그나마 집에서 쉬느라 괜찮은데 같이 태국에 다녀온 50대 큰딸은 당장 매일 사업차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녀야 하는데 별다른 대책이 없어 막막하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3일 하루 동안에는 인천공항에서 항공편 67편을 통해 8천276명이 입국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날 도착한 9천183명보다는 다소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