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등 과정에서 '당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의미심장한 글과 함께 30일 오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오후 일정 취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대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및 당대표직 사퇴 등 '중대 결심'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돼 있던 언론사 포럼 행사 참석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당대표가 행사를 당일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오후 일정 취소는 아직 전달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후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참석과 라디오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날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 일정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저는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방문) 전날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면, 많은 언론이 내가 안 가면 또 해석을 뒤에다 붙일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고 이간질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닌가"라고 재차 황당함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윤 후보가 이 대표가 앞서 반대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의 선대위 인사 단행은 '당대표 패싱' 논란을 더욱 불거지게 한 대목으로 꼽힌다.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 대표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후에는 "^_^p"라는 이모티콘으로만 조합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기서 'p'는 엄지를 내리는 모양으로, 야유를 보낼 때 주로 사용되는 알파벳이다. 이 대표의 이날 게시물로만 '중대 결심'을 추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그가 심경의 변화를 겪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로선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