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글러 4xe. 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랭글러 4xe. 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고가 라인업 브랜드인 포르쉐도 '1만대 클럽' 진입을 눈앞에 뒀다. 포르쉐의 연간 1만대 판매는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렉서스와 지프는 올해 1만대 클럽 재진입을 노린다.

7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포르쉐의 누적 판매량은 721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상반기 반도체 공급 차질 여파에도 보복 소비, 고급차 선호 현상에 힘입어 빠르게 판매량을 늘린 결과다.

포르쉐가 연간 1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면 한국 진출 이래 최초다. 1억원을 웃도는 고가 라인업과 선주문·후제작 방식으로는 연간 1만 판매 기록을 넘기 쉽지 않았다. 종전 최고 판매치는 지난해 기록(7779대)이었다.

올해 지프와 렉서스의 1만대 클럽 재진입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지프는 한국 진출 27년만인 2019년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 기록을 썼지만 지난해 판매량이 8753대에 그쳐 1만대 클럽에서 빠졌다.

그러나 올해 체험형 중심의 차별화된 마케팅과 캠핑·차박(차량+숙박) 수요에 힘입어 1~9월 누적 기준 판매량(7950대)이 전년 대비 판매량이 35%가량 증가, 1만대 판매 기록이 유력하다.

렉서스는 2016년 브랜드 처음으로 국내에서 1만대 판매를 달성한 뒤 4년 연속 기록을 이어왔다. 지난해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량이 8911대로 줄었으나, 강점인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공격적 신차 출시로 올해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 9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7472대 판매됐다.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수치다.
포르쉐 타이칸 터보S. 사진=포르쉐코리아
포르쉐 타이칸 터보S. 사진=포르쉐코리아
다만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 반도체 수급난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포르쉐 판매량은 490대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연말까지 1만대 달성은 아슬아슬하다는 분석이다.

렉서스와 지프도 부품 수급 상황이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렉서스, 지프 판매량은 각각 592대와 644대로 집계됐다. 6월 두 업체 모두 판매량이 1000대를 웃돌며 최고치를 찍었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렉서스의 경우 지난달 말 출시(부분변경 모델)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가 관건이다. ES300h는 국내 시장에서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지프는 첫 번째 플러그하이브리드 모델(PHEV) '랭글러 4xe'와 연말 '그랜드 체로키 L' 등 신차 출시 효과로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렉서스 뉴 ES300h. 사진=연합뉴스
렉서스 뉴 ES300h. 사진=연합뉴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은 반도체 대란 무풍지대였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집계치 기준 올해 1~9월 수입차 누적 판매량은 21만46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0% 늘었다.

이에 지난해 7곳이던 '1만대 클럽' 입성 브랜드들이 올해 더 늘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작년엔 벤츠 아우디 BMW 미니 폭스바겐 쉐보레 볼보가 1만대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 벤츠, 아우디, BMW 등 독일 3사는 1만 판매량을 상반기에 진작 넘겼다. 이어 폭스바겐, 볼보 순으로 1만대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미니는 8974대, 쉐보레는 7557대 팔렸다. 월평균 각각 997대, 839대 팔린 추세로 이변이 없다면 연말까지 1만대 고지를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