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암살 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던 아이티에 20일(현지시간) 새 총리가 취임했다.

아리엘 앙리(71) 신임 총리는 이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 통합과 안정을 강조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앙리 총리는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선 전까지 사실상의 아이티 지도자 역할을 하게 된다.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2주 만에 이날 앙리 총리가 '지각' 취임을 하면서 아이티의 권력 다툼은 일단락되게 됐다.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에선 지난 7일 모이즈 대통령이 사저에서 괴한에 살해된 후 누가 책임지고 혼돈을 수습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총선 연기로 사실상 의회가 공백 상태였던 데다 헌법상 대통령직 승계 대상인 대법원장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상태여서 후계 구도가 모호했다.

사건 직후 클로드 조제프 전 임시 총리가 곧바로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국정 책임자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모이즈 대통령이 사망 이틀 전에 새 총리로 지명한 앙리는 자신이 총리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력 다툼 양상이 펼쳐지던 중 지난 17일 유엔과 미국, 유럽 등의 대사들이 앙리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성명을 냈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은 조제프 전 총리는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경외과 의사 출신으로 사회노동장관을 지내기도 한 앙리 총리는 이날 함께 국정을 운영할 18명의 신임 장관들도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