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유리구슬 소리:인류세 시대를 애도하기' 개막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예술가들…서울대미술관 기획전
1972년 12월, 달로 향하던 아폴로 17호 승무원이 지구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파란 유리구슬처럼 맑고 아름다운 지구를 담은 사진은 '블루 마블'(The Blue Marble)이라는 제목이 붙었고, 환경운동의 상징이 됐다.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에서 8일 개막한 기획전 '푸른 유리구슬 소리: 인류세 시대를 애도하기'는 환경 오염으로 파괴되는 지구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는 취지로 마련된 전시다.

강주리, 구은정, 김신혜, 김유정, 나점수, 송수영, 안종현, 이소요, 임노식, 지알원(GR1), 한성필, 허윤희 등 각자의 방식으로 생태 위기를 다뤄온 작가 12명의 회화, 영상, 조각 등 80여 점을 소개한다.

강주리는 다리가 여섯 개인 개, 눈이 하나인 원숭이, 콧구멍이 세 개인 젖소 등 인간의 욕망으로 기이하게 변형된 생명체들이 엉켜있는 모습을 그린다.

안종현은 도시가 불타고 난 뒤, 산불이 지나간 뒤 흔적으로 남은 재를 소재로 한 사진 작업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지알원은 2차 세계대전에서 방독 마스크를 쓰고 있는 독일군 이미지를 빌려 전염병 사태로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오늘을 그라피티로 표현한다.

한성필이 극지방에서 촬영한 거대한 빙하의 모습에서는 대자연의 숭고함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녹아내리는 비극이 교차한다.

9월 5일까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예술가들…서울대미술관 기획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