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경보·홍수주의보 발령…농경지 1천300㏊ 물에 잠겨
이재민 발생·경전선 열차 운행 중단…기상청 "낮까지 강한 비"
장맛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 전남에서 호우 피해가 잇따랐다.

주택침수로 해남에서 1명이 숨지고, 광양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1명이 실종됐다.

해남·장흥 등에서 주택 48채가 침수됐고, 보성에서만 농경지 1천300㏊가 물에 잠겼다.

보성-광주 간 경전선 철도도 토사유출로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여객선도 도내 19개 항로 31척도 운항이 통제됐다.

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전남지역에서 해남 현산의 누적 강수량이 492㎜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해남 347㎜·진도 352㎜·강진 307㎜·장흥 295㎜·고흥 269㎜·보성 251㎜ 등 남부지방 해안가를 중심으로 호우가 집중됐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주요 지점 1시간 최다 강수량은 장흥 관산 79㎜, 강진 마량 74㎜, 고흥 도양 72.5㎜, 해남 현산 72㎜, 진도 69.5㎜ 등이다.

1시간 동안 69.5㎜가 내린 진도, 63.4㎜를 기록한 해남 등은 1시간 최다 강수량 7월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날 일부 지역에 시간당 80㎜ 이상 매우 강한 비가 더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단시간 강하게 쏟아진 장맛비로 전남 곳곳에서 피해가 잇달았다.

광양시 진상면 야산에서는 이날 오전 6시 4분께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2채가 흙더미에 매몰되고 2채는 파손됐다.

소방당국은 주택 내부에 있던 1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남군 삼산면에서는 이날 오전 3시 40분께 계곡물이 범람하면서 침수된 주택에서 일가족 5명이 고립됐고 60대 여성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장흥·해남·여수·고흥·광양에서 주택 48채가 침수됐고, 진도에서는 시가지 하천인 진도천 범람 우려로 주민 8명이 모텔로 대피했다.

절개지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가 철로를 덮쳐 열차 운행 중단도 속출했다.

오전 4시 45분께 경전선 벌교역과 조성역을 잇는 단선 구간에 토사가 유입돼 순천역에서 광주 송정역 간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서울 용산역과 전북 익산역, 순천역을 연결하는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토사·낙석·침수 등으로 진도 국도 18호선 고흥 농어촌 도로 등 2개 노선에서 자동차 운행이 통제 중이다.

기상 특보 발효로 인해 무등산·월출산·지리산·다도해 서부·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출입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남 18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4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영산강홍수통제소도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전남 나주시 영산강 지석천 남평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전 10시 현재 남평교 지점의 수위는 3.9m를 기록, 홍수주의보 기준 수위(4.5m)에 육박하고 있다.

산사태 경보는 고흥·보성·화순·해남·장흥·여수·진도에, 산사태 주의보는 강진·곡성·순천·구례·광양에 내려져 있다.

이중 보성 산사태 우려지역 110곳에는 대피명령이, 진도·화순·해남에는 대피 권고가 발령됐다.

전남도는 전날 김영록 지사 주재 집중호우 대비 대처 사항 점검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전 직원 20%가 근무하는 비상 3단계를 발령하고 인명피해 우려 지역 등에 대한 안전관리에 나섰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내 22개 시군 재난 담당자들과 상시 비상 연락체계를 유지하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재난 문자 등을 통한 신속한 상황전파로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