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과 출마영상 함께 관람…반명연대 자락깔기?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의 5일 대선 출정식은 형식도, 내용도 당내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견제에 집중됐다.

동시에 이광재 의원과 1차 단일화를 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출정식 영상을 함께 보는 등 '반(反)이재명 연대'의 2차 단일화를 염두에 둔 자락도 까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권내 지지율 2위 후보로서 '반(反)명연대'의 구심점을 확보, 이 지사와의 양자 구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포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유튜브 '이낙연 TV'를 통해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언택트(비대면) 디지털 방식으로, 지난 1일 이 지사의 출마선언과 그 형식이 같았다.

국회의원 병풍치기나 지지자 동원 없이 홀로 컴컴한 스튜디오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같았다.

그러나 곳곳에서 차별화 전략이 보였다.

총 8분 40초 분량의 영상에서 이 전 대표는 내내 스튜디오를 누비며 '정치인 이낙연'이 걸어온 길과 대선출마의 이유를 설명했다.

특유의 뚜렷한 발음과 정제된 제스처는 어깨너머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된 '5대 국가비전' 자막과 함께 전달력을 끌어올렸다고 캠프측은 평가했다.

10분이 안 되는 이 영상을 촬영하는 데 꼬박 10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크로마키(화면 합성기술) 촬영을 위해 대형 그린스크린 앞에서 같은 연설과 동작을 수십차례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 지사가 약 14분짜리 통영상 하나만 공개한 반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부터 최근까지의 활동이 담긴 3분33초 '비하인드 컷' 영상도 별도로 공개했다.

이 전 대표 등 캠프 관계자들은 여의도 IFC몰 CGV에서 출마선언 영상을 함께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정 전 총리도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선언 이후 동작동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과 묘소를 참배한 뒤 김대중(DJ)·김영삼(YS) 전 대통령 묘역도 찾았다.

이 지사는 출마선언 후 전직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고 현충원 무명용사탑만 찾았다.

그는 DJ 묘역 방명록에 "대통령님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 YS 묘역 방명록에는 "대통령님 직관과 결단을 주십시오"라고 각각 적었다.

자신의 이름 옆에는 '당신을 제가 닮지 못했다.

앞으로 닮고 싶다'는 의미에서 '불초'(不肖)라고 썼다.

이 전 대표는 본인과 정 전 총리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 두 사람이 걸어온 길이 비슷하고 더구나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두 번째 총리로 일을 했다"며 "그래서 정권 재창출 그리고 민주 정부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여지를 뒀다.

다만 "특별한 책임을 위해 협력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로 너무 전제하고 보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로 '아들 출생'을 꼽는 한편 자신을 설명하는 3가지 키워드로 유머와 막걸리, 수첩을 들며 인간적 면모를 부각했다.

캠프측은 공식 명칭을 '필연 캠프'로 정했다고 밝혔다.

'필승 이낙연'의 줄임말이자, '이낙연 대통령은 필연'이라는 뜻도 담았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