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발에 클래식 정장을 즐겨 입는 이재명 경기지사부터 푸른색 넥타이를 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까지 이들의 패션에 담긴 의미도 제각각이다.

트레이드마크가 된 백발 헤어스타일엔 기존의 투사 이미지를 순화하고 노련미를 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몸에 딱 맞는 정장, 금속 안경테로 정제되고 세련된 인상도 주려고 한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4일 "여러 경로로 자문을 받고 있다"며 "최종 결정 단계에서는 사모님의 의견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밝은 색채의 남방, 면바지, 로퍼 등으로 기존의 진중한 이미지에서 탈피하려 한다.
e스포츠 관련 일정에서는 프로게이머 옷을 입기도 했다.
정세균 후보도 노타이 차림에 상·하의 색깔이 다른 콤비 정장을 입는 등 점잖은 스타일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청년층에 어필하려는 모습이다.
그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가죽 재킷, 벙거지 모자 차림의 힙합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례 등을 참고해 상·하의 색깔이 통일된 단정한 느낌의 정장을 주로 입는다.
활동성을 고려해 치마는 거의 입지 않는다.
박용진 후보는 캐주얼 재킷, 반팔 티셔츠, 스니커즈 등을 자주 착용한다.
박 후보 관계자는 "가장 젊은 후보인 만큼 젊게 입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몸을 담았지만, 야권 주자로 거듭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을 선택해 통합과 포용의 이미지를 강조하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윤 전 총장은 푸른색 넥타이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아침에 (아내가) 골라주는 것을 매고 나온다"고 말했다.

넥타이부터 속옷까지 붉은색을 고집해 '레드홍'으로 불렸던 그가 '블루홍'으로 변모한 셈이다.
자신의 '강경 보수' 이미지를 불식하고 지지층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홍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워낙 빨간색을 좋아하니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고집스럽다고 해서 바꿔본 것"이라며 "꼰대 이미지도 바꿔보려 한다.
국민들이 싫어하니 싫어하는 것은 안 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유의 엘리트 이미지를 털어내고 친근감을 어필하는 패션이다.
윤희숙 의원은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몇 벌의 옷을 돌려 입는다고 한다.
공식 석상에서는 검정색과 흰색 조끼를 즐겨 입는다.
윤 의원도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학자다.
'소박하고 친근한 언니'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