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들 사이에서도 명민한 전략과 날렵한 전투 능력으로 위기마다 돌파구를 마련해온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가 화끈한 액션과 함께 그동안 숨겨왔던 과거사를 드러낸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와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사이의 이야기로 어벤져스가 해체된 이후 은신처에 몸을 숨긴 블랙 위도우의 행적을 따라간다.
활동명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가 마블 영화에 처음 등장한 건 '아이언맨 2'(2010)에서다.
이후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등 총 7편에 출연했지만, 그의 과거 이야기가 전면에 드러난 적은 없었다.
고도의 훈련으로 길러진 킬러이자 스파이로 어두운 일을 해오다 어벤져스에 합류했다는 전사만 있을 뿐 과거사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영화는 과거 나타샤가 훈련받았던 '레드룸'과 이곳에 보내지기 전, 마치 평범한 가족처럼 위장해 함께 생활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타샤의 위장 가족은 바로 동생 역의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엄마 행세를 한 멜리나 보스토코프(레이철 바이스), 아빠 역의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이다.

레드룸은 어린 여자아이들을 최정예 킬러이자 스파이인 '위도우'로 양성하는 곳이다.
위도우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레드룸의 창시자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레드룸을 오랜 과거의 기억으로 묻어뒀던 나타샤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다시 만난 옐레나를 통해 숨겨진 음모와 실체를 알게 되고 반격에 나선다.
액션은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진화하는 마블 영화의 명성을 이어간다.
레드 가디언이 갇혀 있던 지하 감옥부터 하늘 위에 성처럼 공고하게 만들어진 레드룸까지 지상과 공중을 오가며 거대한 화염의 스케일 큰 폭발이 이어지고, 부다페스트 시내 한복판에서 장갑차에 쫓기는 속도감 높은 추격신까지 눈길을 뗄 수 없는 화려함이 스크린을 채운다.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초능력이 없는 나타샤와 옐리나는 무기를 휘두르거나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 던지고, 아슬아슬하게 몸을 피하기를 반복하는 액션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나타샤와 옐리나는 사소한 일에 티격태격하는 현실 자매 케미(케미스트리, 궁합)를 선보이며 소소한 재미를 준다.

뛰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할리우드 스타인 그는 스카이다이빙부터 맨몸 액션까지 직접 소화하며 블랙 위도우의 날렵한 액션을 완성한다.
이번 편에서는 블랙 위도우의 상징과도 같은 검은 수트를 벗어던지고 새하얀 수트를 입어 눈길을 산다.
영화는 블랙 위도우의 첫 솔로 무비인 만큼 액션뿐만 아니라 나타샤의 과거를 드러내고 이를 끌어안는 드라마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다.
옐리나를 비롯한 과거 위장 가족들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새로운 캐릭터들이자 나타샤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인물들이다.
나타샤는 이들에게서 우정과 전우애를 가진 어벤져스 군단과는 다른 또 다른 '가족'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
마블 영화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는 마블 팬들을 위한 이른바 '떡밥'도 그 실체가 일부 풀린다.
나타샤가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에서 입고 나오는 조끼의 출처나, 나타샤에게 속죄해야 할 존재처럼 언급되던 '드레이코프의 딸'의 정체가 드러난다.
여기에 또 다른 이야기를 예고하는 쿠키 영상도 준비돼 있다.
다음 달 7일 개봉. 상영시간 134분. 12세 이상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