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17일부터 기존 수사과 지능팀에서 전담하던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 수사에 형사과 강력계를 투입했다.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대면편취형 범죄가 크게 늘면서 범인 추적에 능숙한 강력계 형사들을 투입한 것이다.
그 결과 강력계 형사들은 한 달여 만에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 가는 보이스피싱범 23명을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
뚜렷한 성과에도 일선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해마다 범죄 발생 등 치안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인원 충원 없이 업무 부담을 크게 늘렸다는 게 형사들의 이야기다.
한 베테랑 형사는 "절도범을 신속하게 검거해야 절도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데, 보이스피싱 신고가 들어오면 모든 업무를 놓고 근무 중이던 팀이 전원 출동해야 한다"며 "절도 신고 CCTV를 볼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품이 많이 드는 보이스피싱 범인 검거까지 떠맡으면서 시급한 강력범죄 수사에 자칫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내 한 경찰서 소속 간부는 "보이스피싱은 중간책이나 총책 검거도 중요한데 현재는 수사 여건상 수거책 잡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며 "이러다간 강력 사건도, 보이스피싱 사건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근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형사들은 "수법이 고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 신설과 인원 충원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처럼 전북경찰청 내 전화금융사기팀과 일선 경찰서의 수사과, 형사과가 각각 업무를 나눠 맡는 방식이면 촘촘한 수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력계 한 간부급 경찰관은 "이런 식으로 나뉘어서 돌아가면 보이스피싱 수사에 혼란이 생기고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보이스피싱은 피해자 대부분이 서민이고 피해 액수가 큰 만큼 검거와 여죄 및 총책 수사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전담 부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