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전직 관광버스 운전기사가 문상객으로 위장해 전국 화장장을 돌며 조의금 수천만원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 4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성남과 부산, 인천 등 전국의 화장장 7곳을 돌며 10차례에 걸쳐 조의금 2천14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8년간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8월 실직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과거 운구 버스를 몰았을 때 유족들이 조의금을 주로 버스 안에 보관하는 것을 보고 이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시 의심을 피하려고 검은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조문객인 척 정차된 버스에 탑승한 뒤 돈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화장장에서 잇따라 절도사건이 발생한다는 신고를 접수,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이천시의 한 호텔에 있던 A씨를 검거하고 현금 800만원을 압수했다.
나머지 돈들은 중고차를 구입하고 일부는 봉급인 척 가족에게 전달하는 등 모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코로나로 직장에서 해고된 뒤 수입원이 사라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A씨에게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를 모시기 위해 화장장을 찾을 때는 조의금 및 귀중품을 차량에 두지 말고 직접 갖고 다녀야 이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