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소웨토를 다녀왔다.
이날은 남아공 공휴일 '유스데이(Youth Day)'다.
45년 전 헥터 피터슨 등 소웨토 흑인 학생 약 1만5천 명이 중등과정에서 모든 수업의 절반을 백인 토착어 아프리칸스어로 가르치려는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백인 정권에 대항해 봉기한 날이다.

이로 인해 세계 여론이 무자비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고 소웨토 봉기는 전국적 항의 시위의 기폭제가 됐다.
유스데이 기념행사가 열린 곳은 봉기의 무대 소웨토 올란도 웨스트에 있는 '이카헹(Ikageng) 이티레렝 에이즈(AIDS) 봉사단'이다.

주로 젊은 층이나 아이들인 1천800명의 수혜자에게 교육과 영양 사업을 한다.
이 가운데 601명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로 치료와 함께 매달 식료품 꾸러미를 제공한다.
이 자리에는 시두모 들라미니 농업·토지개혁·농촌개발 부장관이 사무차관 대행 등 부처 일행과 함께 참석해 금일봉을 전달했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웨토가 진원지가 되자 보건부와 공동으로 코로나19 검사와 스크리닝 사업도 하고 흑인 타운십의 물리적 특성상 시행하기 어려운 사회적 거리두기도 자리 잡게 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부모도 에이즈로 세상을 떴다는 것을 알게 돼 간호사 자격증을 따고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돌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65세인 캐럴은 소웨토 학생 봉기가 터졌을 때는 매우 추운 겨울날로 자신도 학생이었다면서 너무도 의미가 있는 그 시대를 살아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봉사단 건물에서 약 200, 300m 떨어진 헥터 피터슨 기념석에 가서 헌화 증정식을 했다.

줄루족 복장을 한 여자아이들이 춤과 노래를 하고 프린스 모헬레 목사가 짧은 기념 설교를 했다.

또 지금 젊은이들이 마약으로 죽어가고 있다면서 거짓된 리더십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대적 과제인 청년 실업 해결과 관련, "남아공은 아직도 젊은 층 다수가 실업 상태로 남아있다.
우리 이카헹은 기부자들을 통해 청년 고용을 창출하는데 제 몫을 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우케 회장은 십대 때 아버지가 살해되고 2년 후 어머니마저 중풍에 쓰러진 후 돌아가셔서 자신도 이카헹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지금 이 일을 하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소웨토는 요하네스버그의 남서쪽에 위치한 남아공 최대 흑인 타운십으로 그동안 그 앞을 지나만 가고 범죄 우려 때문에 좀처럼 가보지 못했는데 유스데이를 맞아 '역사적' 접점을 찾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