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는 중립국을 오래전부터 유지하고 있어 다른 곳보다 갈등이나 분쟁 당사자가 만나 협상을 벌이기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스위스가 유럽 대륙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정작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 역시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학자 게르하르트 만고트는 러시아가 EU와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스위스가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오스트리아 일간 디 프레스가 보도했다.
특히 제네바의 경우 유엔의 유럽 사무소가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무역기구(WTO), 국제노동기구(ILO) 등 많은 국제기구도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네바는 냉전 시기 옛 소련이 지배하는 동구권과 자본주의의 서구권이라는 두 진영의 외교 무대 역할을 톡톡히 담당해왔다.
지난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의 회담이 열린 곳도 바로 제네바였다.
이는 냉전 종식을 향한 전환점이자 두 정상의 임기 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회담으로 평가받고 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분쟁 해결을 모색하는 장이 됐다.
시리아 내전을 종식하고 새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구성된 시리아 헌법위원회, 오랜 내전을 겪은 리비아에 과도 정부를 설립하기 위한 절차도 최근 이곳에서 진행됐다.
이러한 '관록' 덕분에 제네바가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등 다른 후보지를 누르고 다음 달 1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러 정상 회담 장소로 선택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위터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 회담 무대가 돼 매우 기쁘다"며 "양측이 양국과 국제 사회를 위해 좋은 대화를 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