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한국철도공사 유지관리 협약 안 돼 개통 지연

충북 제천시 제천역 철로 위에 만들어진 보도육교 개통 일정이 안갯속이다.

2일 제천시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강제동·영천동 일대 주민의 편의증진을 위해 85억원을 들여 제천역 철로 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길이 213.5m, 폭 3.5m의 보도육교를 지난해 말 설치했다.

이 보도육교는 인수인계 절차를 거쳐 제천시 소유가 된다.

그러나 유지관리 주체를 둘러싼 협약 문제로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2019년 4월 제천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원본부, 한국철도공사 충북본부는 보도육교 설치 완료 후 유지관리 주체를 확정하는 합동회의를 했다.

이 회의에서 제천시는 유지관리 주체가 돼 예산을 편성·집행하고, 철도공사가 이를 위임받아 유지관리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철도공단이 지난 1일 제천시에 인수인계를 요청하면서 개통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제천시와 철도공사간 위수탁협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천시는 지난달부터 보도육교 위수탁협약서를 철도공사에 3차례 보냈으나 아직 공식적인 답을 얻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철도공사는 조직개편으로 이 사안을 다룰 부서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지자체 소유물을 유지관리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시는 고압선 위를 횡단하는 시설물인데다 열차 승객을 위한 시설이어서 철도공사가 유지관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시는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전기요금, 통신요금, 청소비용 등 보도육교 유지관리비 2천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시는 보도육교 인수인계와 개통을 먼저 한 뒤 위수탁협약을 추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강저택지개발지구 입주민들의 접근성 문제 등을 들어 보도육교 이용이 저조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 예산낭비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